상권 살리기 위해 만든 원도심 푸드존 전멸…내년도 불투명?
진주 원도심 활성화 위해 2021년 설치
모든 점포 문 닫아…무료 배달 ‘무용지물’
2기도 실패…3기 운영 앞두고 걱정 태산
심각한 부침을 겪고 있는 경남 진주시 원도심 상권을 살리기 위해 푸드존 ‘마이무(MyMoo)’가 설치됐지만 큰 성과를 내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
1일 진주시와 진주시상권활성화사업단에 따르면 12월 31일 기준 푸드존 마이무 점포 7곳 가운데 운영 중인 점포는 한 곳도 없다. 푸드존 간판은 달려있지만, 점포 문은 굳게 닫혀 있다. 입점 신청 문의 연락처가 적혀 있지만 문의는 전혀 없는 상태다.
진주 원도심 ‘로데오거리’ 상권은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경남 최고의 패션 거리로 이름을 날렸지만, 진주시청 이전과 인터넷 소비패턴 변화로 급격하게 침체하기 시작했다. 70~80곳이 넘던 브랜드 의류 점포는 이제 3~4곳에 불과하고 대다수 점포가 공실로 남아 있다. 미용실과 휴대전화 매장 등이 일부 남아 있지만 이마저도 언제 문을 닫을지 알 수 없는 상태다.
푸드존 ‘마이무’는 이처럼 침체한 원도심 상권을 살리기 위해 2021년 2억 원 정도가 투입돼 설치됐다. 원래 진주 로데오거리에는 분식 관련 포장마차촌이 있었지만, 쓰레기와 미관 문제로 모두 철거됐다. 이후 먹거리가 사라지면서 아쉬움의 목소리가 이어졌고, 원도심 침체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면서 현대식 시설로 재조성됐다.
하지만 마이무는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했다. 개점 초기에는 많은 사람들이 몰렸고 원도심 상권 활성화 기대감을 키웠지만 당시 지역 사회에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급격히 위축되기 시작했다. 대부분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고, 일부 점포는 문을 닫거나 이전했다. 2022년 무료 배달이 도입했지만, 하반기 결국 모든 점포가 문을 닫았다.
로데오거리의 한 상인은 “처음에는 장사가 잘됐다. 줄 서서 먹을 정도였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갑자기 손님 발길이 뚝 끊겼다. 무료 배달 서비스가 좀 빨리 도입됐으면 좋았겠지만 조금 늦었던 게 아닌가 생각된다. 코로나19 여파를 제대로 맞은 것 같다”고 말했다.
2023년 들어 제2기 상인들을 모집했지만 2기는 1기보다 성적이 더 나빴다. 상권활성화사업단은 로데오거리 상인회를 위한 점포 1곳을 제외하고 6곳 점포주를 모집했는데 3명을 찾는 데 그쳤다. 공모 시점에는 2배수가 몰리며 기대감을 키웠지만, 상권 자체가 워낙 침체해 있다 보니 선정 후 3명이 계약을 취소해 버렸다.
계약한 3곳도 제대로 운영되지 않았다. 1곳은 경영난으로 문을 닫았고. 2곳은 추가 점포가 들어오면 다시 운영에 나서기로 하고 문을 닫아버렸다.
상권활성화사업단 관계자는 “주변 상권이 너무 침체해 있다 보니 일부 점포주들이 계약을 취소했다. 이미 계약한 점포주들은 다른 3~4곳 점포들이 다 차면 다시 운영에 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일단 2025년 초에 3기 점포주를 다시 모집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3기 성공 여부도 불투명하다. 처음 사업을 시작한 2021년에 비해 인근 상권은 더욱 침체해 있는 상태다. 목표인 상권 활성화는커녕, 마이무 점포주 모집이 제대로 이뤄질지조차 미지수다. 원도심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대책이 동시에 추진돼야 하는데, 마이무만으로는 역부족이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마이무 인근 한 상인은 “마이무는 현재 문을 연 날보다 문을 닫은 날이 훨씬 더 많다. 상권을 활성화할 가능성이 없다. 마이무 활용 방안에 대해 다시 고민해야 한다. 주변에 볼거리나 즐길 거리가 없는데 먹거리만 있다고 상권이 어떻게 살아나겠나. 진주시도 상권활성화사업단에 책임을 돌릴 게 아니라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