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에 설 선물 ‘양극화’… 1만 원 ‘초가성비’ 세트도

박지훈 기자 lionki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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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10만 원 미만 물량 줄어
9900원짜리 김·양말 품목 인기
한우 포장량 줄여서 가격 낮춰

롯데백화점 관계자가 설 선물세트를 소개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제공 롯데백화점 관계자가 설 선물세트를 소개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제공

고물가로 백화점·대형마트의 설 선물 양극화 현상이 더 뚜렷해졌다. 백화점에서는 물가 상승 영향으로 10만 원 미만 선물 물량이 지난 설보다 5%가량 줄어든 반면 대형마트들은 5만 원 미만 선물 비중을 늘렸다. 특히 9900원짜리 김과 양말 등 ‘초가성비 선물’이 인기를 끌고 있다.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달 설 선물 세트와 관련해 백화점은 20만∼30만 원대 상품을, 대형마트들은 10만 원 미만 상품을 각각 주력으로 판매한다.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은 작년 설 대비 10만 원 미만 선물 물량이 5% 정도 감소하고 100만 원 이상 선물 물량이 5% 증가했다고 밝혔다. 두 백화점에서 10만 원 미만 선물만 줄고 나머지 가격대 상품은 작년보다 늘었다. 10만 원대와 20만 원대 선물은 각각 15%, 20% 증가했다.

백화점 관계자는 “물가 상승으로 설 선물 관련 시세가 전반적으로 올랐다”며 “작년 설 대비 정육과 수산 세트는 보합세를 보이고, 과일 세트는 원물 가격이 출하량 감소로 오르면서 소비자 가격도 10% 이상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백화점들은 비교적 가격대가 높은 편인 한우의 경우 포장 중량을 줄여 가격을 낮추는 전략을 내세웠다. 롯데백화점은 인기 한우 상품 중량을 2kg에서 1.6kg으로 줄여 중간 가격대 선물을 보강했다. 현대백화점도 한우 선물 세트의 기본 포장 단위를 450g에서 200g으로 줄이고 보관과 조리가 편하게 개별 진공으로 포장했다.

백화점과 달리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는 설 선물 세트 가운데 저가의 ‘가성비’ 상품을 늘렸다. 이마트의 올해 설 선물 세트 가격대별 구성비를 보면 5만 원 미만 상품이 38.9%로 비중이 가장 높다. 이는 작년 설 대비 4.7%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롯데마트도 10만 원 미만 상품 비중을 70%로 구성해 작년보다 5%포인트 늘리는 대신 10만 원 이상 100만 원 미만 상품 비중을 그만큼 줄였다.

백화점과 대형마트들은 선물 세트를 대량으로 구매하는 법인 수요를 고려하면 이달 매출이 더 늘 것으로 예상한다. 백화점들은 6일 또는 10일부터, 대형마트들은 오는 16일부터 각각 설 선물 세트 본 판매를 시작한다.


박지훈 기자 lionki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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