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순직해병 책임' 임성근 전 사단장에 2심도 징역 5년 구형
채상병 어머니 "형 높아져야 저희가 산다" 엄벌 요청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연합뉴스
이명현 순직해병 특별검사팀이 채수근 상병(당시 일병) 순직 당시 소속부대 최상급 지휘관이었던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해달라고 재차 요청했다.
24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특검팀은 이날 서울고법 형사4-3부(전지원 김인겸 성지용 부장판사)의 심리로 열린 임 전 사단장의 업무상 과실치사상, 군형법상 명령 위반 혐의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징역 5년을 구형했다. 수해 현장을 총괄한 박상현 전 7여단장과 최진규 전 포11대대장에게는 금고 2년 6개월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는 1심 때와 동일한 구형량이다. 특검팀은 "원심이 이유무죄로 판단한 부분들이 유죄로 인정돼 과실의 전모와 책임의 크기가 온전히 확인되고 그에 상응하는 엄정한 형이 선고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임 전 사단장은 2023년 7월 19일 경북 예천군 수해 현장에서 순직한 채상병의 상급 부대장이다. 그는 구명조끼 등 안전 장비를 지급하지 않은 채 수중수색을 하도록 하는 등 안전 주의의무를 저버린 혐의를 받는다. 특검팀은 임 전 사단장이 바둑판식 및 수변으로 내려가 찔러보는 방식 등 구체적인 수색 방법을 지시했고, 가슴 장화를 확보하라고 하는 등 수중수색으로 이어지게 된 각종 지시를 내렸다고 봤다. 임 전 사단장에게는 당시 작전통제권이 육군으로 이관하는 단편명령이 내려졌는데도 이를 따르지 않고 현장지도, 수색방식 지시 등 지휘권을 행사한 혐의도 적용됐다.
2023년 7월 22일 경북 포항 해병대 1사단 체육관인 '김대식관'에서 열린 고 채수근 상병 영결식에서 해병대원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채 상병은 사흘 전인 같은 달 19일 오전 9시께 예천 내성천에서 실종자를 수색하던 중 급류에 휩쓸려 숨졌다. 연합뉴스
채상병 어머니는 이날 법정에 출석해 "임성근은 사단장으로서 책임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책임을 회피하고 죄를 부인하고 있다"며 "1심보다 형이 높게 나와야 저희가 살 수 있다"고 울먹이며 말했다. 임 전 사단장은 최후 진술에서 "이 사건은 진실 규명보다 특정 정당과 언론의 정치적 목적으로 사건 초기부터 재점화됐다"며 "재판받기도 전에 저는 이미 처벌받아야 하는 사람으로 낙인찍혔고 그 프레임에서 벗어나기는 너무나 어려운 일이었다"고 항변했다.
지난 5월 1심 재판부는 임 전 사단장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며 징역 3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박 전 7여단장과 최 전 포11대대장에겐 각각 금고 1년 6개월이 선고됐다. 채상병이 속했던 포7대대 본부중대의 직속상관이었던 이용민 전 포7대대장에겐 금고 10개월, 장 모 전 포7대대 본부중대장에겐 금고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각각 선고됐다. 특검팀은 이들에 대해선 항소하지 않았다.
한편, 국방부는 최근 징계위원회를 개최하고 법령준수의무 위반을 이유로 박상현 전 해병대 1사단 7여단장과 최진규 전 포11대대장을 각각 해임 처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 상병의 직속상관이었던 이용민 전 7포병대대장(중령)과 장 모 전 7포병대대 본부중대장(대위)은 각각 1계급 강등 징계를 받았다. 채상병 순직 사고가 발생한 지 약 3년만에 현장 지휘관들이 사건 발생 3년 만에 해임 등 중징계 처분을 받은 것이다. 다만 최고 책임자였던 임 전 사단장은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별다른 징계 없이 지난해 2월 전역했다.
성규환 부산닷컴 기자 basti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