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의원 ‘징계’ 두고 소명 들은 국힘 윤리위…형평성 논란 여전
조경태·권영진·서범수·진종오 소명 청취
이진숙엔 "윤리위 회부 검토 안 해"
당권파·비당권파 갈등 폭발 가능성도
국민의힘 진종오 의원이 1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당 중앙윤리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하고 있다. 앞서 진 의원은 지난 6·3 국회의원 부산 북갑 보궐선거에서 무소속 한동훈 후보를 지원했다는 이유로 윤리위에 제소됐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현역 의원들을 대상으로 징계 여부를 심의 중인 중앙윤리위원회가 조경태·서범수·권영진·진종오 의원을 불러 소명을 듣고 본격적인 징계 심의에 착수했다. 모두 비당권파로 분류되는 의원들에게 중징계 가능성까지 나오면서, 5·18 역사왜곡 논란을 빚은 같은 당 이진숙 의원에게는 침묵하는 지도부의 태도와 대비돼 형평성 논란이 커지는 모습이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리위는 이날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조경태·권영진·서범수·진종오 의원을 직접 불러 소명을 들었다. 앞서 의원들로부터 사건 경위 등을 서면으로 제출받은 데 이어 소명 절차에 나선 셈이다.
이날 윤리위에 참석한 의원들은 절차의 부당함을 문제 삼았다. 진종오 의원은 윤리위 출석 이후 기자들과 만나 윤리위원들에게 공정한 판단을 기대할 수 없다며 기피 신청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서면 제출에 충분한 시간을 보장해주지 않은 상황에서, 윤리위 진행 자체도 ‘당신은 잘못했으니 오늘 여기서 판결받아라. 한국말 못 알아듣냐’는 식의 질문으로 유도해 매우 유감스럽고 불편했다”고 밝혔다. 진 의원의 법률 대리인인 박상수 변호사는 “지난주 당에 윤리위원 명단을 요청했지만 공개할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오늘 현장에서 명단을 확인하고 기피 신청서를 서면으로 제출해 판단받을 기회를 요구했고, 그다음 소명 절차를 다시 보장해줄 것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조경태 의원도 소명 이후 기자들과 만나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지난해 5월 9일 김문수 후보 교체를 시도했던 사건이 제 사건보다 사회적 파장이 훨씬 큰데 그건 어떻게 보느냐”며 “당시 당무감사위원회가 주요 인사에 대해 3년 당원권 정지를 권고했는데도 윤리위가 이를 묵살한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되물었다”고 밝혔다.
조 의원은 자신의 행위가 헌법과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민단체가 ‘내란동조자는 국회부의장이 돼선 안 된다’는 성명서를 두 차례에 걸쳐 냈는데, 그 부분을 양심상 외면할 수 없었다”며 “어떤 결정이든 윤리위가 결정하는 대로 당당하게 따르겠지만, 국회 담장을 넘어 12·3 비상계엄을 해제시킨 사람은 저 조경태다. 이제는 우리 당이 비상계엄의 고리를 확실히 끊어내지 않으면 안 된다는 취지로 말씀드렸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당규상 징계는 경고·당원권 정지·탈당 권고·제명 네 단계로 나뉜다. 앞서 장동혁 대표를 포함한 당 지도부가 최고위원회의 등을 통해 중징계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이들 의원에 대해서는 최소 당원권 정지 이상의 중징계가 내려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2028년 총선을 앞두고 1년 이상의 당원권 정지가 결정되면 사실상 국민의힘 소속 출마가 막히는 만큼, 중징계가 현실화할 경우 반발이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윤리위의 형평성을 두고 당 안팎에서 비판이 거세지는 모습이다. 앞서 이진숙 의원이 국회에서 일부 단체와 공동 주최한 5·18민주화운동 관련 포럼에서 역사 왜곡 발언이 나와 여야를 막론하고 거센 비판을 받았지만, 당 지도부는 이 의원에 대한 윤리위 회부를 검토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또 서·진 의원 사안의 경우 피해자인 김진주 씨(가명)가 사과를 받아들이고 징계를 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는데도 징계가 강행되고 있어, 논란은 더욱 커지는 모습이다. 이와 관련해 김 씨는 이날 윤리위에 직접 참석해 “징계를 선처해달라”는 취지의 탄원서를 냈다. 당내에서는 비당권파 4명에게만 중징계가 내려지고 이진숙 의원 사안은 그대로 묻힐 경우, 소강상태에 있던 당권파와 비당권파 간 계파 갈등이 다시 격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