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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 경제] 전기차 둔화, 막다른 길 아닌 ‘일시 정체’로 보자면…
신문 경제면에서 자주 등장하는 ‘캐즘(Chasm)’이란 단어는 원래 땅이나 바위, 얼음에 있는 좁고 깊은 구멍을 뜻하는 지질학 용어였다.
캐즘을 경제용어로 끌어올린 이는 미국의 마케팅 전문가 제프리 무어 박사다. 그는 1991년에 출간한 저서 ‘캐즘 마케팅’에서 첨단 산업이 초기 시장에서 대중 시장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겪는 수요 단절을 캐즘이라고 묘사했다. 여기서 캐즘은 초기 수요층과 대중 수요층의 특성이 달라 기존 방식으로는 제품이 더 이상 팔리지 않는 전환 구간을 말한다.
최근 몇 년간 전기차 시장이 이 캐즘 구간에 진입했다는 진단이 반복해서 나오고 있다. 얼리어답터 수요는 이미 상당 부분 소진된 반면, 대중 시장으로의 확산은 예상보다 더디기 때문이다. 높은 가격과 충전 인프라 부족, 안전성에 대한 우려 등이 소비 확대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전기차 판매 증가세 둔화는 곧바로 이차전지 수요 감소로 이어지며 배터리 업계 전반의 침체로 연결됐다. 배터리 업계에서는 캐즘이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하며 업황을 설명하곤 하는데, 그 안에는 현재의 침체를 ‘일시적인’ 수요 정체로 해석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기술 발전과 가격 하락이 이어지면 다시 수요가 회복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시장 일각에서는 이번 둔화를 단순한 캐즘으로만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캐즘이 ‘시장 전환 과정에서의 정체’라면 최근 전기차 시장에서는 보조금 축소와 보호무역 강화, 소비자 피로감 누적 등 구조적 요인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2026-04-08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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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 경제] 에너지 위기부터 식량난까지 충격
공급망이란 원자재 조달부터 생산, 유통, 판매를 거쳐 완제품이 소비자에게 전달되기까지 전체 과정을 연결한 자원, 재화, 정보 흐름의 체계(네트워크)를 뜻한다. 공급망 관리(SCM, 서플라이 체인 매니지먼트), 공급 사슬 등으로 쓰이고, 공급망에서 가치가 창출되는 과정에 주목하는 글로벌 가치 사슬(GVC, 글로벌 밸류 체인) 같은 용어도 있다.
공급망에 차질이 생기면 기업은 비용 상승과 생산 차질, 투자 위축을 겪는다. 국가적으로는 인플레이션과 경제 성장 둔화를 초래할 수 있다. 세계의 공장을 멈춰세운 코로나19가 팬데믹발 공급망 위기였다면,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해 5주차에 접어든 미국·이란 전쟁은 지정학적 리스크에서 시작해 호르무즈해협 봉쇄에 따른 병목 현상으로 글로벌 공급망을 뒤흔들고 있다.
특히 한국은 중동산 원유 수입 비중이 70%에 달하고, 이 중 99%가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한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비전투 국가 중 한국이 가장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고 평가한 이유다. 석유화학 산업의 필수 원료인 나프타 수급난은 산업 현장을 넘어 쓰레기봉투 사재기 현상으로 이어졌다. 4월 파종기인데 비료 원료 수출도 막히자 식량 위기론까지 나온다.
재정경제부는 지난 3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비상경제 대응을 위한 공급망 병목 해소 규제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수입 에너지와 원료의 통관 절차를 간소화하고, 중동산 수입품에는 운임 상승분을 제외하고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종량제 봉투는 지자체 구매한도를 해제하고, 품질 검수 기간을 10일에서 1일로 대폭 단축한다.
2026-04-06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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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 경제] 빌보드 1위·월드투어 매진… BTS 뜨면 경제도 뜬다
'아미노믹스'는 방탄소년단(BTS)의 팬덤인 아미(ARMY)가 만들어내는 경제적 영향력을 뜻하는 말이다. 아미(ARMY)와 경제(Economics)의 합성어다.
BTS의 글로벌 인기가 폭발적으로 커지고 팬덤 아미의 소비 영향력이 주목받으면서 해외 언론과 소셜네트워크(SNS)에서 자연스럽게 이를 일컫는 용어가 생겨났다. BTS는 빌보드 1위, 월드투어 매진, 글로벌 브랜드 협업 증가 등 역대급 성과를 내고 있다. 이들의 인기에 힘입어 팬덤도 하나의 경제를 만든다는 분석이 나오며 아미노믹스라는 표현이 퍼지기 시작했다.
지난달 21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BTS 정규 5집 '아리랑(ARIRANG)' 발매 기념 무료 공연에서도 아미노믹스가 확인됐다. 공연장과 인접한 세븐일레븐 핵심 점포는 7배까지 매출이 치솟았다. 현대백화점 더현대 서울 역시 같은 기간 외국인 매출이 지난주 대비 2.4배 증가하며 아미노믹스를 누렸다.
해외 가수에게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는데 미국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의 '테일러노믹스(Taylornomics)'가 대표적이다. 실제 월드투어 공연이 열리는 곳마다 소비가 급증하고 지역 경제가 활성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스위프트는 2024년 싱가포르 국립경기장에서 6차례 공연했다. 당시 외신에 따르면 한 경제학자는 공연이 싱가포르 경제에 약 3억~4억 싱가포르 달러(한화 약 2956억~3941억 원) 규모를 더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싱가포르의 1분기 GDP 성장률을 0.2%포인트 끌어 올리는 수준이다. 실제로 주변국에서 몰린 팬들로 호텔·항공 수요가 최대 30% 증가하는 등 싱가포르 관광 업계는 테일러노믹스를 톡톡히 누렸다.
2026-04-01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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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 경제] 생산적 금융…경제 성장·산업 혁신에 기여
‘생산적 금융’은 금융자금이 부동산이나 단기 투기성 자산이 아니라 기업 투자와 산업 혁신 등 실물경제로 흐르도록 유도하는 정책 개념이다. 금융이 단순히 이자를 벌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경제 성장과 생산성 향상에 기여하도록 방향을 바꾸자는 것이다.
이 개념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기존 금융 시스템에 대한 반성에서 출발했다. 당시 금융자금이 생산적인 투자보다 부동산과 가계대출에 과도하게 집중되면서 경제 불균형이 심화됐다는 인식이 확산됐고,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문제 의식이 정책으로 이어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7월 금융권을 향해 “손쉬운 주택담보대출 같은 이자 놀이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투자 확대에도 신경 써 달라”고 강조했다. 금융 당국은 첨단산업 투자 확대, 기업 대출 강화, 벤처·혁신기업 지원 등을 통해 자금 흐름을 바꾸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미래 산업에 금융자금을 집중시키고, 부동산 중심 자금 흐름을 완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경제계도 호응했다. 주요 금융그룹들은 향후 수백조 원 규모의 ‘생산적·포용적 금융’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기업 금융과 산업 투자 확대를 약속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정부 주도의 투자 확대가 금융회사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고, ‘관치 금융’ 논란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2026-03-25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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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 경제] 부동산 과세 기준… 현실화율 개편 촉각
올해 서울의 공동주택(아파트·연립·다세대) 공시가격이 18.67% 폭등했다. 전년과 동일한 현실화율(69%)을 적용하고 시세 변동율만을 반영했는데도 5년 만에 가장 큰 폭의 오름세를 보였다. 반면 부산의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1.14% 상승하는 데 그쳤다.
공시가격이란 정부가 매년 전국의 모든 건물과 땅을 조사해 발표하는 부동산 가격이다. 시장에서 실제로 거래되는 가격, 즉 실거래가는 수시로 오르거나 내려서 과세 등 공공 업무를 할 때 기준으로 삼기 어렵기 때문에 별도로 가격을 정한다. 땅의 공시가격은 공시지가라고 한다.
공동주택 공시가격 조사·산정은 ‘부동산 가격공시에 관한 법률’에 규정된 국가 사무로, 국토교통부가 추진 계획을 수립해 한국부동산원에 조사를 의뢰하도록 법에 규정돼 있다.
공시가격은 보유세, 증여세 등 과세 표준으로 활용될 뿐 아니라, 건강보험료, 기초연금, 기초생활보장급여 등 각종 복지제도부터 공직자 재산등록에 이르기까지 67개 행정·복지 제도의 근거가 되는 자료다.
시장은 공시가격 현실화율의 개편 방향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올해까지는 현실화율을 4년째 동결해 공동주택은 69%, 토지 65.5%, 단독주택 53.6%를 적용해 공시가를 산출하고 있다. 과거 정부는 공시가격을 둘러싼 정책 기조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였는데, 문재인 정부는 조세 형평성을 위해 현실화율을 장기적으로 시세의 90%까지 끌어올리는 로드맵을 내놨다.
반면 윤석열 정부는 무리한 세 부담과 시세 역전 현상 등을 이유로 로드맵을 사실상 백지화하고 현실화율을 2020년 이전 수준으로 동결했다.
2026-03-23 [17: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