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쩐의 전쟁' 흥행 돌풍...배우들이 말하는 인기 비결
입력 : 2007-06-21 09:00:00 수정 : 2009-01-11 20:43:15
박신양 '암울한 이야기 예쁘고 귀엽게 그려내'

"40%를
넘길 줄 알았는데
아쉽습니다."
SBS 수목드라마
'쩐의 전쟁'은
방송 2회만에
시청률 20%를 넘어섰고
이제는
30%대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주에
40%를 넘겨야 했다며
아쉬워하는
주연배우들은
'국민드라마'의
기준인 50%를
목표로 하고 있을 정도.
번외편 제작까지
협의 중이라는
배우들이
기자간담회를 열고
'쩐의 열풍'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박신양
'쩐의 전쟁'이 흥행 돌풍을 일으킬 수 있었던 데는 출연 배우들의 열연이 큰 역할을 했다. 그 가운데서도 주인공 금나라 역할을 맡은 박신양이 단연 일등공신. 연출을 맡은 장태유 PD는 "박신양은 드라마의 완성도를 한 차원 높이는 배우"라고 평가했다.
드라마 '파리의 연인'에서 피아노를 치며 '사랑해도 될까요'를 불러 화제를 모았던 박신양은 지난달 31일 방송에서는 아동용 SF드라마 '파워레인저'의 주제가를 열창하기도 했다. 조직폭력배 두목과 노래방에 간 금나라가 분위기와 맞지 않는 노래를 부르는 장면으로 대본에서는 남진의 '그대여 변치마오'로 설정돼 있었다고. 하지만 그는 어울리지 않는다며 노래를 바꿔 불렀고 시청자들은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이처럼 '드라마를 주도해 나가는 연기자'로 유명한 그는 "열심히 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호응이 좋았을 뿐"이라며 "끝까지 정신을 잘 차리고 연기하면서 금나라를 납득할 만한 사람으로 보여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박신양이 진단한 이번 작품의 흥행 비결은 "신선한 이야기를 잘 쓰고 잘 만든다"는 것. "무거운 이야기를 가벼운 시선으로 그려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감독이 착해서 그런지 세상을 보는 시각이 순수하죠. 줄거리를 요약해 놓으면 암울한 이야기인데 화면을 통해 전달되는 내용은 예쁘고 귀엽다고 할까요…."
연이은 밤샘 촬영에 체력을 지키는 비결이 있는지 묻자 "정신력으로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목표는 단 하나입니다. 끝나는 날까지 쓰러지지 말고 밤새지 않은 것처럼 연기하자는 거죠. 너무 처절하지 않습니까. 좋은 컨디션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은 항상하고 있습니다. 아마 모든 연기자와 스태프의 공통된 소망이겠죠. 어디서부터 잘못됐는지 모르지만 고치고 싶고 고쳐지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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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희 박신양과 호흡을 맞추고 있는 여배우 박진희는 가족을 위해 돈 많은 이혼남과 결혼을 감행하는 여자 서주희로 출연한다. 박진희가 실제 주희와 같은 상황에 처한다면 어떤 선택을 할까. "저라면 같은 선택을 했을지 모르겠어요. 아버지가 사채로 고통받는다면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 결혼이라도 해서 해결할지도 모르죠."
그러나 그가 자신의 캐릭터를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단 한번의 실수 이외에는 돈에 의해 흔들리지 않기 때문이다. "주희는 결과적으로는 돈에 양심을 파는 일이 없는 여자예요. 부자와의 결혼도 결국 무산됐구요. 시청자들에게 예쁘게 보인다면 그건 자신의 신념을 지키는 사람들이 보여주는 통쾌함 때문일 거예요."
잘 나가는 연예인인 그는 과연 돈의 유혹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지 궁금해 졌다. "저를 포함해서 대부분의 여자들은 어려운 상황에서는 왕자님이 나타나서 구해줬으면 하고 한번쯤 상상하죠." 돈 때문에 곤란한 일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다며 자신도 충분한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박진희는 이 드라마의 원작인 박인권의 만화 '쩐의 전쟁'을 읽지 않았다. 주희라는 캐릭터가 만화에는 아예 등장하지 않는데다 연기의 방향을 설정하는 데 방해가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 "만화를 보면 드라마 톤을 잡는데 의지하게 될 것 같아 보지 않았다"며 자신의 연기 감각을 신뢰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드라마에서처럼 50억원이라는 큰 돈이 생긴다면 스스로를 위해 사용하는 돈을 제외하고는 드라마 제작환경을 개선하는 데 사용하고 싶다고 했다. "스태프들이 너무 힘들게 일하면서 임금은 적어서 고생하시죠. 정말 큰돈이 생긴다면 스태프를 위해 쓰고 싶어요."
이원종 '쩐의 전쟁'에서 악덕 사채업자 역할을 맡은 배우 이원종은 자신의 부하로 등장하는 전태(김철수)와 수표(김광식)를 직접 캐스팅했다. 사무실 디자인에서부터 자신을 둘러싼 인물들의 구성까지 직접 챙기는 열성을 보이고 있는 것. 장태유 PD는 "자기와 연관된 것은 모두 직접 만드는 특이한 연기자"라며 "우리 드라마에는 이런 분들이 많아서 다른 드라마에 비해 연출자가 할 일이 상대적으로 적다"고 말했다.
이원종은 그러나 "직접 코디하는 것은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고 항변(?)했다. "우리 같은 배역은 입체적이지 않고 평면화된 인물로 그려지게 마련입니다. 인물이 가진 다른 면도 있는데 한쪽만 보라고 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해요. 옆모습, 뒷모습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이런 말을 건넬 때 이 사람은 어떤 생각을 할까'하고 고민해서 떠오르는 게 있으면 감독에게 제의하죠. 하지만 연출선을 건드리는 배우는 아닙니다. 협조를 잘하는 배우죠."
그는 자신이 맡은 마동포라는 인물에 완전히 몰입한 상태다. "다른 사람들은 모르겠지만 저는 마동포가 이해가 됩니다. 빌려간 돈을 갚지 않아서 좀 난동을 부렸고, 그런 와중에 채무자가 죽음을 맞은 거죠. 하지만 그런 죽음에 대해서도 책임을 져야하는지 모르겠어요. 죽은 채무자의 아들을 직원으로 고용하는 일도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뭐니뭐니 해도 돈을 잘 받아 오잖아요." 발언 수위가 살짝 위험해지는가 싶더니 곧바로 꼬리를 내렸다. 이번 드라마가 권선징악의 메시지를 전하며 막을 내렸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밝힌 것. 자신이 연기하는 마동포라는 인물이 벌을 받기를 바란다는 거다. "하늘이 내리는 벌이라는 것도 있지 않습니까. 마동포는 그런 벌을 받아야겠죠. 하지만 '쩐의 전쟁'은 언제나 시청자가 예상하는 것보다 한발 앞서 일을 벌이기 때문에 어떤 방식으로 결론을 내릴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시청자들이 궁금해 하는 '쩐의 전쟁'의 나머지 방송분은 드라마를 정리하는 내용으로 채워질 전망이다. 그동안 의적처럼 보여왔던 금나라는 막상 거액의 돈을 만지게 되자 점차 인간적인 약점을 드러내며 변해간다. 장태유 PD는 "작은 일을 소홀히 하면서 돈에 의해 변질되는 금나라를 주희가 다잡아주고 마지막에는 비극적일 수 있는 결말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김종우기자 kjongwoo@busa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