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전재수 당선인 인수위 활동이 취임 초 시정 승패 가른다
4년 밑그림 그릴 핵심 기구, 곧 출범 예정
전문성 갖추고, 정책 균형점 찾는 게 중요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부산시장 당선인이 4일 부산 부산진구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캠프 해단식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전재수 부산시장 당선인의 시정 인수위원회가 조만간 공식 출범한다. 최근 인수위 사무실이 부산상수도사업본부 건물에 터를 잡았다. 선거는 끝났지만 시정은 이제부터 시작인 셈이다. 인수위는 당선인의 공약과 비전을 정책으로 구체화하는 첫 무대이자 향후 4년 시정의 밑그림을 그리는 핵심 기구다. 활동 기간은 비록 짧지만, 그 의미는 결코 가볍지 않다. 특히 부산시장이 국민의힘에서 더불어민주당으로 바뀌는 만큼, 인수위는 새로운 시정 철학과 정책 우선순위를 시민들에게 보여주는 첫 관문이 될 전망이다. 그런 점에서 전재수 시정의 초반 승패가 인수위 활동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 당선인은 선거 과정에서 민생 회복과 해양수도 부산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제 중요한 것은 이를 어떻게 시정 운영에 녹여낼 것인가이다. 현재 부산시가 추진하고 있는 부산오페라하우스 개관 공연, 퐁피두 부산센터 유치, 15분 도시 정책, 사직야구장 재건축 사업 등은 모두 지난 시정의 대표 사업들이다. 이 중 일부는 선거 과정에서 재검토 의사를 밝혔지만, 인수위는 이를 어떻게 이어가고 혹은 조정할 것인지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제시해야 한다. 시민들은 정책 변화의 방향뿐 아니라 그 이유와 타당성에도 관심을 기울인다. 인수위는 새로운 구상과 기존 사업의 가치 사이에서 충분한 설명과 설득력 있는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사직야구장 재건축과 북항 돔구장 논의는 그 시험대가 될 수 있다. 사직야구장 재건축은 이미 중앙투자심사를 통과한 사업이다. 반면 전 당선인은 북항 돔구장을 새로운 도시 성장 전략의 한 축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수천억 원에 달하는 부지 확보 비용과 사업성 검토라는 현실적 과제도 뒤따른다. 오페라하우스와 퐁피두 부산센터 역시 마찬가지다. 국제 문화도시를 지향하는 전략과 생활밀착형 문화 정책 확대라는 새로운 방향 사이에서 어떤 균형점을 찾느냐가 관건이다. 이제는 어느 한쪽의 논리만으로 도시의 미래를 설명하기 어려운 시대다. 중요한 것은 정치적 유불리가 아니라 시민의 삶과 부산의 경쟁력을 기준으로 판단하는 일이다.
인수위 구성 또한 중요하다. 전문성과 다양성을 갖춘 인선으로 정책 검증 능력을 높이고 부산의 산업·도시계획·문화·해양 분야 전문가들의 의견을 폭넓게 반영해야 한다. 새로운 시정 목표를 실현하려면 조직도 빠르게 재편돼야 한다. 변화는 필요하지만 행정 공백은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 역대 지방정부의 사례를 보면 인수위는 단순한 준비기구가 아니라 새 시정의 철학과 우선순위를 가늠하게 하는 시험대였다. 이제 부산의 미래를 둘러싼 선택의 시간이 시작됐다. 인수위가 얼마나 현실성 있는 청사진과 설득력 있는 변화의 로드맵을 제시하느냐에 따라 전재수 시정의 성패도 판가름 날 것이다. 인수위의 제대로 된 활동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