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재명 대통령 국정 2년 차, 균형발전 성과로 보여 줘야
고른 성장·혜택 '초격차 산업 강국' 제시
공기업 추가 이전과 해양수도권 완성을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정부는 12·3 불법 계엄과 탄핵 정국을 거치며 인수위원회도 없이 지난해 6월 출범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년간 미국의 통상 압박 속에서 한미 무역 협상을 마무리했다. 일본과 셔틀외교를 복원했으며, 중국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는 외교적 성과를 거뒀다. 코스피 상승세를 바탕으로 한 주식시장 활성화, 반도체 업황 호전에 따른 성장 부진 탈출, 중동 전쟁 상황에서 원유 확보 등으로 경제 분야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5극 3특’ 지방주도 성장, 지방 거점 대학 육성과 같은 국가 균형발전 정책 추진으로 호응을 얻었다. 이제 국정 2년 차에 접어드는 상황에서 균형발전을 구체적인 성과로 보여 줘야 할 시점이 됐다.
이 대통령이 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모든 국민과 국토가 성장의 기회와 혜택을 고루 누리는 ‘초격차 산업 강국’을 2년 차 첫 번째 국정 목표로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공동체 전체의 역량으로 일군 성과와 기회가 중소 벤처기업에까지 흐르고, 우리 국토, 모든 분야에 골고루 퍼져 모든 국민이 삶 속에서 체감할 수 있는 변화로 이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지방에 대한 정책적 우선권을 부여하고, 재정지출의 지방 중심 기조를 확실하게 지키겠다고 말했다. 공기업 지방 이전도 최대한 몰아서 하겠다고 강조했다. 수도권 집중이 심각한 현실에서 지방에 더 많은 혜택을 주는 경제 정책 강화는 바람직한 방향이다.
지난 1년간 국정 성과로 기대감을 높였지만, 2년 차를 맞은 이 대통령 앞에는 경제, 안보 등 난제가 중첩돼 있다. 취임 1년 만에 코스피 지수가 사상 처음 8000선을 넘겼지만, 8일 8% 넘게 폭락하며 7484.41로 마감했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 전망과 반도체주 급락 충격까지 겹치며 변동성이 확대된 상황이다. 8일 개장 원달러 환율도 1550원대로 올라섰는데, 2009년 3월 이후 17년 3개월 만이다. 고환율이 장기화할 경우 물가, 금리, 내수 경기를 동시에 압박해 실물경제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8일 7년 만에 방북하며 북중러 연대가 더욱 강화되고 있지만, 답보 상태인 남북 관계 개선은 풀어야 할 과제다.
OECD는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지난해 1.85%에서 올해 1.66%, 내년 4분기에는 1.46%로 점차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 초호황에도 불구하고 경제 기초체력은 여전히 허약한 것이다. 수도권 집중, 반도체 산업 쏠림과 같은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비수도권의 미래 성장 잠재력을 키워나가야 하는데 아직 그런 정책적 결실이 눈에 띄게 보이지는 않는다. 이재명 정부는 공기업 추가 이전을 서두르고, 부산 중심의 해양수도권을 완성해 국가 균형발전을 반드시 이뤄내야 한다. 이것만이 국가가 처한 성장의 한계를 넘어서고, 반도체 외 차세대 먹거리 역할을 할 ‘글로벌 초격차 성장동력’을 육성하는 지름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