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 개막, 부산 근대유산 알리는 계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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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약 가입 후 38년 만에 국내 첫 개최
'피란수도 부산유산' 등재 기반 다져야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개회식이 열리는 19일 부산 벡스코의 모습. 김종진 기자 kjj1761@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개회식이 열리는 19일 부산 벡스코의 모습. 김종진 기자 kjj1761@

‘문화 올림픽’으로 불리는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19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막했다. 매년 열리는 국제회의인 위원회는 세계유산협약 이행을 총괄하는 최고 의사결정기구다. 우리나라가 위원회를 개최하는 것은 1988년 세계유산협약 가입 이후 38년 만에 처음이다. 오는 29일까지 열리는 이번 회의에는 협약에 가입한 196개국 대표단, 국제기구와 학계 전문가 등 3000여 명이 참석한다. 협약 가입국 196개국 가운데 선출된 21개 위원국을 중심으로 세계유산 신규 등재와 보존 현황을 심의한다. 부산은 이번 회의 개최를 통해 세계유산 논의를 선도하는 국제적인 도시로 우뚝 설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이번 부산 회의에서는 자연유산 7건, 문화유산 22건, 복합유산 1건 등 신규 세계유산 등재 후보 30건과 기존 유산 확장·수정 3건을 포함해 모두 33건의 등재 안건을 심의한다. 또 세계유산 147건의 보존 상태를 점검하고 향후 국제 보존 정책 방향도 논의한다. 우리로서는 세계자연유산인 ‘한국의 갯벌’ 확장 등재 여부가 큰 관심사다. 2021년 세계유산에 등재된 서천·고창·신안·보성-순천 갯벌 등에 서산·무안·고흥·여수갯벌을 더해 세계유산의 경계를 확대하는 안이다. 한국 갯벌의 추가 확장 여부는 오는 25일 회의에서 결정된다고 한다. 세계유산의 미래 전략을 담은 ‘부산 선언’ 채택 여부에도 많은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이번 회의는 정부가 2030년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 중인 ‘피란수도 부산유산’을 알릴 절호의 기회다. ‘피란수도 부산유산’은 경무대, 임시중앙청, 아미동 비석 피란주거지, 국립중앙관상대, 미국대사관 겸 미국공보원, 부산항 제1부두, 하야리아기지, 유엔묘지, 우암동 소막 피란주거지, 영도다리, 복병산 배수지 등 유산 11곳이다. 2023년 5월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공식 등재됐고, 지난해 11월 국가유산청의 세계유산 우선등재목록 선정 심의를 통과했다. 최종 세계유산 등재까지는 예비심사 이후 등재신청 후보·대상 선정, 유네스코 현지 실사 등 절차가 남아 있다. 이번 회의에 참석한 유네스코 관계자들에게 부산 근대유산의 가치와 매력을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

한국전쟁 당시 1023일 동안 피란수도 역할을 한 부산은 대한민국 근현대 역사가 켜켜이 쌓인 도시다. 부산시는 이번 행사 기간 위원회 참가자들이 부산의 역사와 문화를 체험할 수 있게 맞춤형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근현대역사관, 임시수도기념관 등 피란수도 부산유산과 전통시장을 둘러보는 ‘부산유산 필드트립’을 진행하는 것이다. 심사 주체들이 미리 피란수도 부산유산을 접해 이해도를 높인다면 향후 등재 과정에서도 유리한 입지를 선점할 수 있다. 시는 이번 회의를 계기로 피란수도 부산유산의 세계유산 등재 기반을 다지고 세계적인 문화유산 도시의 이미지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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