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명 분열주의’ 부각된 민주당… 후유증 생각 않는 거친 공방
김민석, 정청래 ‘반명’이라 겨냥
정청래 “반명 언급이 반명” 대응
송영길, 정청래 비판하다 자제
고민정·김보미 ‘젊은 정치’ 강조
21일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자 초청 간담회에서 김보미(왼쪽부터)·고민정·김민석·정청래·송영길 당 대표 후보들이 기념촬영을 한 뒤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에 나선 김민석 전 국무총리가 정청래 전 대표를 ‘반명(반 이재명) 분열주의’라고 지칭한 후 후보 간 거친 공방이 지속되고 있다. 당권 주자인 정 전 대표는 ‘반명’과 ‘분열’을 언급하는 김 전 총리가 ‘반명 분열주의자’라고 반박하며 대응에 나섰다.
정 전 대표는 21일 SNS에 “반명을 입에 올리는 자가 반명이고, 분열을 입에 올리는 자가 분열 갈라치기”라며 “반명 분열주의를 입에 올리는 자가 실제 반명 분열주의자”라고 했다. 그는 마하트마 간디가 말한 것으로 알려진 ‘너의 믿음은 너의 생각이 된다’는 문구를 인용하며 “분열의 말을 삼가고, 거친 행동을 하지 말자”며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을 지킬 테니 당원들께서 정청래를 지켜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반명 분열주의’가 논란이 된 건 전날 김 전 총리가 8·17 전당대회 예비경선 합동연설회에서 “반명 분열주의는 심판해야 한다”고 정 전 대표를 겨냥했기 때문이다. 김 전 총리는 이후에도 “그렇게 말하는 건 자유”라며 “반명적 흐름, 분열주의가 객관적으로 존재한다고 본다”고 했다.
그는 21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1년 동안 당을 이끌었던 리더십으로는 새로운 정책 의제나 국정과제의 어젠다 생산을 끌고 갈 능력이 안 된다”고 정 전 대표를 비판했다. 이어 “집권 1년 차에 전당대회가 이렇게 거칠어질 이유가 없고, 집권 1년간 ‘명청 대전’이란 얘기가 나올 필요가 없다”며 “지난 지도부에 문제가 있는 것이고, 그래서 지도부를 바꿔야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대표 후보들은 이날 서울시의회 초청 간담회에서도 ‘반명 분열주의’ 심판론 등을 두고 공방을 이어갔다. 김 전 총리는 “반명, 분열주의, 신천지 ‘3자 연합’을 깨야 한다”며 “대한민국 사람 누가 저를 반명, 분열주의자로 보겠나”라고 말했다. 그는 “당 대표와 대통령 관계는 능력 대 능력, 신뢰 대 신뢰의 관계”라며 “이재명 대통령과 이해찬 총리가 노무현 대통령과 맺었던 그런 관계를 형성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을 평가했다.
이에 대해 정 후보는 “동지의 언어가 필요하다”며 “우리부터 똘똘 뭉치고 단결해야 외연 확장도 하는 것 아니겠나”라고 지적했다. 지방선거 직전 좌초된 조국혁신당과 통합 문제에 대해선 “반대한 사람이 있었기 때문에 실패한 게 아니겠나”라며 “당대표가 되어 다시 추진하겠다”고 했다.
전당대회 예비경선이 본격화하면서 다른 당대표 후보들도 당심 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송영길 전 대표는 정 전 대표를 비판하면서도 김 전 총리와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그는 이날 YTN 라디오 ‘장성철의 뉴스명당’에 출연해 “(정 전 대표가) ‘명청대전은 언론이 만든 허구 프레임이다. 우리는 완전히 하나다. 내가 이재명을 지킬 거야’ 이렇게 떠드는 건 솔직하지 않다”며 “자기 세력을 구축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서울시의회 초청 간담회에선 정 후보를 향해 “고생 많이 했고 우리가 다 같은 동지란 점에 동의한다”며 “가장 중요한 건 이재명 정부의 성공이고 다음 정권 재창출”이라고 강조했다.
당권 경쟁에 뛰어든 고민정 의원은 이날 SNS를 통해 후보들 언쟁을 두고 “부끄럽다”고 일갈했다. 그는 “며칠이라도 뉴스와 SNS, 여의도를 벗어나 국민 속으로 들어가시면 좋겠다”며 “민주화를 위해 뜨겁게 투쟁했던 그때처럼 새벽 첫차를 타는 청소노동자들을 만나고, 폭염 속에 일하는 건설노동자도 만나고, 알바비도 못 버는 식당 사장님도 만나면 좋겠다”고 비판했다.
고 의원과 당대표에 도전하는 김보미 전 강진군의회 의장은 각각 ‘세대 교체론’과 ‘청년 정치’를 앞세워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정 전 대표 측은 전날 예비경선 합동연설회 후 정 전 대표가 탄 차량이 가격당했다고 밝히며 “후보를 향한 위협, 폭력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정 전 대표 차량을 공격한 신원 미상 용의자를 재물손괴 혐의 등으로 입건했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