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호세력 유착 전수조사” 칼 빼든 기장군수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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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빈 기장군수 기자회견

46억 들여 비정상적 도로 연결
명례리 치유의 숲 진출입로 등
구체적 부정부패 의심 사례 언급
군수 직속 TF 즉시 설치하고
유착 확인 땐 사업 전면 재검토

우성빈 기장군수가 21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토호 세력 유착 부정부패 의심 사업 현장 사진을 공개하고 있다. 정대현 기자 jhyun@ 우성빈 기장군수가 21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토호 세력 유착 부정부패 의심 사업 현장 사진을 공개하고 있다. 정대현 기자 jhyun@

우성빈 기장군수가 ‘토호 세력이 유착된 부정부패 의심 사업’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하겠다고 선언했다. 취임 3주 차에 접어든 신임 군수가 부정부패에 맞선 대대적인 개혁을 예고해 지역에 파장이 예상된다.

우성빈 기장군수는 21일 오전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군민이 아닌 특정인에게 이익을 가져다주는 사업을 부정부패 의심 사업이라고 정의한다”며 “토호 세력이 유착된 부정부패 의심 사업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우 군수는 이를 위해 군청 전 부서에 특혜성 부정부패 의심 사업을 보고하라고 지시할 예정이다. 또한 군수 직속으로 의심 사업 전수조사 전담 조직(TF)이 즉시 설치된다. 전수조사에서 파악된 의심 사업은 추진이 전면 재검토되고 실체가 드러나면 사법기관에 수사 등 협조도 요청한다는 계획이다.

우 군수는 “인수위원회 활동 기간과 취임 후 3주 동안 이런 의심 사업들을 상당수 확인했다”며 “취임 직후부터 의심 사업이 발견되는 대로 재검토하거나 백지화시켜왔지만, 이런 소극적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토호 세력 유착 부정부패 의심 사업의 구체적인 사례로, 장안읍 명례리 치유의 숲 사업과 일광읍 화전리 도로개설 사업을 꼽았다.

우 군수는 “송전탑이 지나는 치유의 숲 양옆에 45억 9000만원의 예산을 들여 700m에 이르는 비정상적으로 긴 진출입로가 건설됐다”며 “맹지(도로와 연결되지 않은 땅)였던 주변 토지가 국도로 연결되기 용이하게 설계됐고 이 토지들은 이미 소유주들이 성토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또 우 군수는 일광읍 화전리 도로개설 사업을 언급하며 “화전리 40여 가구의 농기구 수리를 위해 동부산농협 기자재센터까지 가는 길을 만들겠다는 어처구니없는 사업”이라며 “도랑 복개만으로 충분한 공사를 굳이 국도 구간까지 연장해 토지 소유주에게 막대한 이익을 몰아준 정황이 파악된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우 군수가 임기 초반부터 군정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소 이례적인 기자회견이라는 방식을 택한 것도 눈길을 끈다.

우 군수의 이런 의도는 최근 기장군 이장협의회 워크숍 논란과 관련해 밝힌 메시지에서도 드러난다. 우 군수는 이날 기자회견 서두에서 지난 10일 한수원에서 지원한 워크숍 예산 약 2700만 원 대부분이 식대와 기념품 비용으로 사용됐다는 점을 지적한 언론 보도(부산일보 7월 15일 자 8면 보도)를 언급했다. 우 군수는 “제가 취임하기 전 준비됐고, 군청과 상의 없이 진행된 행사이지만 군민의 몫을 온전히 군민에게 돌려드리겠다고 약속한 저는 사과문을 발표한 바가 있다”며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군수가 직접 특혜성 사업에 대한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군청은 물론 기장군 전역에 파장이 예상된다. 우 군수의 의도대로 부정부패 척결로 행정 신뢰를 회복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조사가 별 소득 없이 끝나거나 지역 내 갈등이 조장되는 상황을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우 군수는 전날 늦은 시각까지 기자회견에 담길 내용을 고심하며 직접 기자회견문을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 군수는 “당시 지시에 따라 충실히 업무를 맡은 공무원에 대한 처벌 등은 고려하지 않는다”며 “취임 전에 추진된 사업이지만 제가 강력하게 (공론화)하지 않으면 군청 내부와 토호 세력의 자정 노력이 덜 할 것으로 생각한 점도 (기자회견을) 추진한 목적”이라고 말했다.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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