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세계적 핫플로 뜨는 부산, 체계적 관광 활성화 전략 시급
외국인 증가율 전국 두 배 관광도시 부상
체류·소비 늘리는 질적 성장 전략 시급
부산 부산진구 서면 일대. 정종회 기자 jjh@
부산이 세계적인 관광도시로 도약하고 있다. 올해 1~5월 부산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93만 6572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40% 늘었다. 전국 평균(21%)의 두 배에 가까운 성장세다. 대만과 중국, 일본의 꾸준한 증가세에 미국 등 서구권 방문객도 가세한 덕분이다. 중국 크루즈 입항도 역대 최대 규모다. 해운대해수욕장과 감천문화마을, 광안대교, 해동용궁사, 광안리해수욕장은 이제 세계인이 찾는 핫플로 자리 잡았다. 부산이 국제 관광도시로 부상하고 있으나 평균 체류일과 소비액은 되레 감소하면서 반쪽 성과에 그칠 우려를 낳고 있다. 많이 찾는 도시와 오래 머무는 도시의 경계선을 탈피하는 질적 성장 전략이 시급하다.
부산 관광의 경쟁력은 이제 한류에만 기대는 수준을 넘어섰다. 지난 6월 부산 BTS 공연에 11만 명이 몰리는 등 K콘텐츠를 매개로 외국인 방문객이 유인된 것은 사실이지만, 이제는 도시 자체가 관광상품이 되고 있다는 점이 더 주목된다. 블루라인파크와 송도해상케이블카, 롯데월드 부산 등 체험형 관광 시설이 인기 방문지로 뜨고 있다. 관광객의 이동 경로도 서면과 전포, 기장 대변항 등으로 확산하는 추세다. 부산 문화와 일상, 먹거리와 쇼핑을 경험하면서 도시 자체를 즐기는 관광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도시 경험 중심 관광은 부산의 새로운 경쟁력이다. 세계적 관광도시와 어깨를 견줄 기반도 여기에서 마련되고 있다.
관광객 증가는 지역경제에도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다. 남포동과 서면 등 주요 상권의 공실률이 눈에 띄게 낮아졌고, 크루즈 관광 확대는 원도심 소비 활성화에 대한 기대를 키우고 있다. 하지만 양적 성장만으로 성공을 자부하기는 이르다. 2024년과 2025년을 비교하면 평균 체류 기간은 6.2일에서 4.8일로 줄었고, 1인당 소비액도 828.4달러에서 710.6달러로 감소했다. 관광객이 늘었어도 머무는 시간과 씀씀이가 줄어든다면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방문객 숫자에 취해 있을 때가 아니다. 외형적 성장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체류와 소비를 늘리는 구조로 관광 정책의 무게중심을 옮겨야 한다.
연 400만 명 관광객 유치를 목표로 세운 부산의 과제는 명확하다. 해운대와 광안리 중심의 해양 관광에 원도심 역사 문화 자원, 서면·전포의 쇼핑과 야간 문화, 기장의 해양레저와 미식 관광, 지역 축제와 공연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체류형 관광 코스를 적극 개발해야 한다. 김해공항 국제선 슬롯 확대도 도시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과제다. 관광의 성패는 관광객 수가 아니라 체류 시간과 소비, 재방문율에 의해 결정된다. 외형적 성장에 안주한다면 세계적 관광도시로의 도약도 오래가지 못한다. ‘많이 찾는 부산’을 넘어 ‘오래 머물고 다시 찾는 부산’을 만드는 것, 그것이 지금 부산 관광 정책이 풀어야 할 가장 시급한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