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완수사 요구 사건’ 상반기만 6만 건 넘었다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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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1만 623건 역대 최대치
현 추세면 올해 기록 경신할 듯
법조계 “수사 역량 부족 등 탓”
경찰 “잦은 요구로 피로 가중”
반려·기각 오가며 수사 지연도

검찰. 연합뉴스 자료사진 검찰. 연합뉴스 자료사진

검찰의 보완수사권 존폐가 쟁점으로 떠오른 상황에서 올해 상반기 검찰이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하며 돌려보낸 사건이 6만 건을 넘어섰다. 경찰의 초기 수사 역량 부족과 인력·예산난이 겹친 데다 같은 기간 미제 사건도 10만 건 넘게 쌓이면서, 수사 공백에 따른 국민 피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국민의힘 김재섭 의원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6월 검찰이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하며 돌려보낸 사건은 6만 5913건이다. 지난해는 11만 623건으로 한해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는데, 올해 추세대로라면 지난해 기록을 뛰어넘을 전망이다. 보완수사 요구 시행 첫해인 2021년과 지난해를 비교하면 4년새 27.2%나 증가했다.

보완수사는 검찰이 경찰 송치 사건을 직접 수사하는 것을 뜻하며, 보완수사 요구는 검찰이 직접 수사하지 않고 경찰에 사건을 돌려보내 보완을 요구하는 개념이다.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권은 2021년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 조정 당시 검찰의 수사지휘권 폐지를 일부 대체하기 위해 도입됐다.

검찰청 폐지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이 기존 계획대로 검찰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면 경찰에 대한 견제 수단으로 남는 게 사실상 보완수사 요구뿐이다.

‘검사와 사법경찰관의 상호협력과 일반적 수사준칙에 관한 규정’ 제59조에 따르면, 검찰은 사건을 수리한 날부터 1개월이 지났거나, 송치 이후 검사가 이미 상당한 정도로 보완수사를 진행한 경우에는 검사가 직접 보완수사를 하는 것이 원칙이다.

부장검사 출신 한 변호사는 “보완수사는 시간이 지체됐거나 검사가 이미 손을 댔다면 사건을 재차 경찰로 돌려보내지 않고 검사 선에서 마무리하도록 법에 규정돼 있다”며 “법리 검토나 사실관계 보강이 필요해 경찰이 직접 확인하는 편이 효율적인 사건은 보완 수사 요구로 처리된다”고 설명했다.

법조계는 보완수사 요구가 늘어나는 주된 원인으로 경찰의 초기 수사 역량 부족, 과중한 업무 부담, 인력·예산 부족 등을 꼽는다.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경찰이 1차 수사 종결권을 갖는 등 권한과 책임은 커졌지만, 이를 뒷받침할 인력과 예산 등은 제자리에 머물고 있다.

반면 경찰 입장에서는 검찰의 잦은 보완수사 요구로 업무 부담이 가중된다는 불만이 나온다. 경찰 관계자는 “검찰청 폐지를 앞두고 보완수사를 요구하는 경우가 늘고 있어서 아무래도 조직 내부에선 확실히 피로감이 높은 것이 사실이다”고 밝혔다.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에 따라 경찰 수사가 늘어지는 사례도 늘고 있다. 약 2600억 원의 부당 이익을 챙긴 혐의(사기적 부정거래)를 받는 방시혁 하이브 의장 사건을 1년 넘게 수사 중인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는 방 의장의 구속영장을 두 차례 신청했지만, 검찰이 모두 반려·기각했다. 서울남부지검은 경찰이 보완수사 요구 사항을 이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경찰이 자체적으로 해결하지 못해 등록하는 미제 사건은 4년 연속 연간 20만 건 이상을 기록했다. 경찰의 한 해 접수 사건이 약 300만 건인 점을 감안하면 매년 약 7%의 사건을 해결하지 못하는 것이다.

2018년 13만 5031건이던 미제 등록 사건은 지난해 22만 241건으로 62.6% 늘었다. 올해 1~6월 기준 10만 2567건을 기록해, 올해 전체로도 연간 20만건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부산의 형사전문 변호사는 “검찰청 폐지 이후 보완수사권마저 사라지면, 경찰이 부실하게 송치한 사건을 걸러내지 못할까 우려스럽다”며 “중대범죄수사청이 안착하기 전까지 상당 기간 수사 공백이 불가피한데, 이 기간 동안 누가 사건을 책임지고 챙길지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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