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9일째 이란 응징 공습… 전면전 위기 고조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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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전사자 발생 안타까워”
양국 보복 악순환에 MOU 파기
美 언론, 전면전 재개 직전 관측
해협 통제 두고 공방 지속 전망

19일(현지 시간) 미 중앙사령부가 이란에 대한 공습을 실시했다고 발표했다. 로이터연합뉴스 19일(현지 시간) 미 중앙사령부가 이란에 대한 공습을 실시했다고 발표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이 연일 공습과 보복을 주고받으며 전면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해협을 둘러싼 긴장도 고조되면서 양국 간 휴전은 사실상 무너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해협을 걸프지역 국가와 이란이 공동 관리하며 소정의 수수료를 받는 구상도 나오지만 미국과 이란의 입장 차가 커 현실화 가능성은 불투명하다는 전망이다.

미군 중부사령부는 SNS 엑스를 통해 미 동부시간 19일 오후 7시(이란 시간 20일 오전 2시 30분·한국 시간 20일 오전 8시)부터 이란에 대한 공습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번 공격은 미국 시간 기준으로 9일 연속 이어진 것으로 약 3시간 동안 이란의 군사 지휘센터와 방공망, 해안 감시시설 등을 타격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최근 휴전 이후 처음으로 미군 전사자가 발생한 것을 계기로 공격 수위를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미군은 ‘응징’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강경 대응에 나섰다. 미국이 지난 2월 28일 이란과의 전쟁을 시작한 이후 공식 확인된 미군 사망자는 지난 17일 2명, 18일 1명을 포함해 모두 17명으로 집계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9일 뉴스네이션 인터뷰에서 전사한 장병들에 대해 “우리나라를 위해 복무하다가 목숨을 잃었다”며 “매우 슬픈 일”이라고 말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도 SNS를 통해 “그들의 희생은 우리의 결의를 더욱 강하게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 보건부는 6월 27일 이후 미국의 이란 공습에 따른 사망자가 50여 명, 부상자가 517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에 양국이 체결했던 종전 양해각서(MOU)도 사실상 효력을 잃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휴전 이후에도 호르무즈해협 통제권을 둘러싼 갈등은 계속됐으며 지난달 25일 이란이 해협을 통과하던 상선을 드론으로 공격한 데 이어 미국이 다음 날 이란을 공습하면서 긴장이 다시 고조됐다. 미군 전사자까지 발생하면서 양국은 보복의 악순환에 빠져드는 모습이다.

미국 언론들은 휴전이 사실상 붕괴됐다고 진단했다. 뉴욕타임스(NYT)는 “MOU의 남은 부분도 모두 허물어졌다”고 평가했고, CNN은 “미국과 이란 간 휴전은 사실상 무너졌다”고 보도했다. AP통신은 “전면전으로 복귀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고 마찬가지로 워싱턴포스트도 “전면전 재개 직전”이라고 우려했다.

실제 전면전이 재개된다면 초기처럼 군사시설에 국한되지 않고 민간 기반시설까지 공격 대상이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의 자제력이 시험대에 올랐다”며 확전의 악순환이 촉발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AP통신도 양측이 서로의 ‘레드라인’을 넘어서고 있다고 분석했다.

WSJ은 그동안 전면전 재개를 자제해 온 양측이 무력 사용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는 배경에는 교착 상태에 빠진 종전 협상을 돌파하려는 외교적 계산도 깔려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세계 원유 공급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봉쇄될 경우 석유 재고 감소와 국제 유가 급등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호르무즈해협을 둘러싼 새로운 해법도 제시됐다. NYT는 19일 영국 런던의 싱크탱크 부르스&바자재단이 발표한 보고서를 인용해 걸프지역 국가들과 이란이 해협을 공동 관리하고 유조선에 유지·보수 명목의 통행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보도했다.

보고서는 걸프해역을 인접 국가들의 지역 공동 자산으로 관리할 경우 국제법 체계에 부합하면서도 호르무즈해협 통제권을 주장하는 이란의 요구를 일부 반영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걸프지역 6개국과 이란, 이라크 등 8개국 모두에 평화 유지의 인센티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 같은 구상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미국과 이란이 모두 동의해야 하는 만큼, 양국의 강경 대치가 이어지는 현 상황에서는 실현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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