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후반 슈팅 0개… ‘축구의 신’ 틀어 막은 스페인
대회 8경기서 14득점 1실점
월드컵 역대 최소 실점 우승
A매치 38경기 연속 무패 행진
메시 ‘라스트 댄스’ 결승서 끝
‘질식 수비’로 2026 북중미 월드컵 정상에 오른 스페인의 골키퍼 우나이 시몬이 우승 트로피를 들고 동료 선수들과 기뻐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스페인의 16년 만 월드컵 우승 원동력은 단연 ‘질식 수비’에 있다.
스페인은 2026 북중미 월드컵 총 8경기에서 단 1실점 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역사상 ‘최소 실점 우승’이라는 새 역사를 기록한 것이다.
루이스 데라푸엔테 감독이 지휘하는 스페인 축구대표팀은 높은 점유율과 강한 압박으로 경기를 주도하는 특유의 ‘티키타카 축구’를 구사한다. 이번 월드컵에서 7승 1무로 무패 우승을 이뤘다. 유일하게 승리하지 못한 경기는 월드컵 데뷔전을 치른 카보베르데와의 조별리그 1차전(0-0 무승부)이었다.
높은 점유율과 강한 압박 속에 질식 수비까지 겸비한 스페인은 무적이었다. 이번 대회에서 스페인 골문을 연 선수는 8강전 상대였던 벨기에의 샤를 더케텔라러가 유일하다. 1실점은 월드컵 최소 실점 우승 신기록이다. 종전 기록은 1998년 프랑스 대회의 프랑스, 2006년 독일 대회의 이탈리아, 2010년 남아공 대회 스페인이 차례로 세운 2실점이었다.
스페인의 이번 대회 총 득점은 14점이다. 4강 진출국인 아르헨티나(19점), 잉글랜드, 프랑스(이상 20점)에는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8경기 1실점’이라는 질식 수비로 스페인은 통산 두 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스페인의 질식 수비는 아르헨티나와의 결승전에서 절정을 이뤘다. 스페인은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를 앞세운 아르헨티나에게 연장까지 120분 동안 유효 슈팅을 단 하나도 허락하지 않았다. 아르헨티나는 월드컵 결승전 사상 처음으로 전·후반 90분 동안 단 하나의 슈팅도 기록하지 못한 불명예를 썼다. 연장 후반 12분 미켈 메리노의 얼굴을 향한 메시의 슈팅이 이날 아르헨티나가 기록한 첫 슈팅이었다.
2연속 월드컵 우승에 실패한 리오넬 메시가 눈물 짓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감독의 역량도 최고였다. 카타르 월드컵이 끝나고 스페인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데라푸엔테 감독은 국가대표 사령탑으로 메이저 대회 최다 연속 경기 무패 기록을 새로 써 내려갔다. 2024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에서 7전 전승으로 스페인의 우승을 이끌었고, 이번 대회 7승 1무를 포함해 메이저 대회 15경기 연속 무패(14승 1무)를 기록 중이다. 데라푸엔테 감독은 65세 28일의 나이로 월드컵 최고령 우승 감독으로도 이름을 올렸다.
스페인은 아르헨티나전 승리로 A매치 38경기 무패(29승 9무)를 이어가면서 이 부문 신기록도 작성했다. 2024년 3월 콜롬비아와의 친선경기에서 0-1로 진 뒤로 패배가 없다. ‘무적함대’ 스페인의 전성기가 도래했다는 평가다.
반면 메시의 마지막 월드컵은 눈물로 끝났다. 이번 대회 8골 4도움으로 39세의 나이에도 전성기 못지 않은 기량을 보이면서 많은 팬들의 심금을 울렸다. 하지만 결승에서는 존재감을 보이지 못하면서 아르헨티나의 2연속 우승은 실패했다. 득점왕은 킬리안 음바페(10골 4도움)에게 돌아갔고, 수상을 기대했을 골든볼(최우수선수상)도 스페인의 로드리가 차지했다.
메시는 2030년 월드컵 땐 40대에 접어든다. 이번이 그의 마지막 월드컵이 될 가능성은 매우 크다. 하지만 그는 인터 마이애미와 2028년까지 계약이 남아 있어 대표팀에서 조금 더 뛰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계속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회가 그의 ‘라스트 댄스’라 단정짓기는 아직 이르다.
김진성 기자 paper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