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유산위, '日 사도광산 강제노동 제대로 알려야' 결정문 채택
2024년 11월 25일 일본 니가타현 사도광산 조선인 기숙사 터에서 열린 사도광산 강제동원 한국인 희생자 추도식에서 한국측 유족과 참석자들이 묵념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사도광산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할 당시에 한 약속과 달리 사도광산에서 조선인 강제노동이 이뤄진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않아 개선해야 한다는 내용의 국제기구 결정문이 채택됐다.
23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부산에서 열린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이런 내용을 담은 결정문을 수정및 토의 없이 채택했다. 지난 15일 회원국 회람으로 공개된 결정문안은 사도광산의 '전체 역사'를 반영하는 해석·전시 전략을 수립하라는 세계유산위의 권고를 이행하는 데 있어서 일본 측의 "일부 진전"이 있었으나 충분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광산개발 모든 기간에 걸쳐 전체 역사를 현장 차원에서 포괄적으로 다루고, 현장 차원에서 해석·전시 전략 및 시설을 개선하기 위해 당사국들과 긴밀히 협의하라"고 권고했다.
민족문제연구소와 연구소 부설 식민지역사박물관,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21일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열리고 있는 부산 벡스코 회의장 인근에서 강제 동원 조선인 탄광 노동자들의 이름이 적힌 대자보를 입고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세계유산위는 일본이 권고 이행을 위해 그간 취한 추가 조치를 인정하면서도 일본의 해석·전시 전략과 시설이 어떻게 사도광산의 전체 역사를 포괄적으로 다루는지 더 명확히 설명하고, 관련 진전 사항을 세계유산위에 정기적으로 보고하라고 요청했다. 여기서 전체 역사란 일제강점기 조선인이 일본에 의해 광산에서 강제로 노역한 역사를 포함한다고 외교부 당국자가 설명한 바 있다. 세계유산위는 일본에 이번 권고에 대한 이행보고서를 2027년 12월 1일까지 제출하라고 했으며, 그 이행보고서를 2028년에 열리는 제50차 세계유산위에서 검토할 계획이다.
이번 권고와 결정문 채택은 한국 정부의 입장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평가된다. 정부는 그간 일본에 사도광산 해석과 전시에 있어서 한국인이 참여한 노동의 강제성을 더 분명하게 표현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다만 이렇게 채택되는 결정은 구속력이 있기는 해도 권고를 따르지 않는 데에 대한 불이익이 분명하지 않아 일본이 권고를 얼마나 따를지는 미지수다.
한편, 사도광산은 에도시대(1603∼1867)에 금광으로 유명했던 곳으로 태평양전쟁이 본격화한 후에는 전쟁 물자를 확보하는 광산으로 주로 이용됐다. 식민지 조선인들이 강제 동원돼 혹독한 환경 속에서 일한 역사가 있는데, 1940∼1945년 사도광산에서 노역한 조선인 수는 1519명으로 알려졌다. 사도광산은 2024년 7월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제46차 세계유산위에서 등재가 결정됐다.
성규환 부산닷컴 기자 basti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