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모 골프장 노조, 성희롱·직장 내 괴롭힘으로 이사장 고발
성폭력처벌법·근로기준법 위반 혐의 고발
“직원들에게 반복적 성적 언동 수치심 줘”
이사장 “골프장 개선 위한 변화에 대한 반발”
지난 17일 A 골프장 노조가 골프장 앞에서 B 이사장의 사퇴와 엄정한 수사를 촉구하는 피케팅 시위를 벌였다. A 골프장 노조 제공
부산의 한 골프장을 총괄하는 이사장이 직원들을 괴롭히고 성희롱했다는 혐의로 고발됐다. 문제를 제기한 노조는 일부 직원들이 우울증 등 정신과 질환을 진단받았고, 1년여 간 10여 명이 피해를 호소하며 퇴사했다고 주장한다. 해당 이사장은 노조의 문제 제기를 오해라고 반박하며 법에 따라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부산 A 골프장 노조는 지난달 말 경찰에 이 골프장 B 이사장을 성폭력처벌법(통신매체이용음란), 근로기준법(직장 내 괴롭힘 금지) 위반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고 23일 밝혔다. 노조가 제출한 고발장에 이름을 올린 피해자는 5명이다.
노조는 B 이사장이 취임한 직후인 지난해 3월부터 올해 6월까지 직위를 악용해 직원들에게 반복적인 성적 언동으로 수치심을 일으켰고 모욕적이고 폭력적인 언행을 했다고 주장한다.
노조에 따르면 B 이사장은 직원에게 여성의 신체와 관련된 발언으로 성적 수치심을 유발했고, 음란 동영상을 자신에게 보내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B 이사장이 직원들에게 평소 욕설을 하거나 회의 중 화분을 바닥에 던져 깨트리는 등 폭력적인 언동을 일삼았다는 증언도 있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 1년여간 직원 16명이 B 이사장으로부터 겪은 피해를 직접적으로 호소하며 퇴직했다. 일부 직원은 B 이사장 취임 이후 우울증과 적응장애 진단을 받거나 휴직했다.
노조는 진술서와 녹취록, 진단서, 카카오톡 대화 내역 등을 경찰에 증거 자료로 제출했다. 노조는 지난 17일부터 사흘간 골프장 앞에서 B 이사장을 규탄하는 피케팅을 진행했다. 노조는 앞으로도 B 이사장의 퇴진과 이에 대한 엄정한 수사를 요구하며 주말마다 피케팅을 벌일 예정이다.
회사의 보복이 두려워 고발 의사를 철회하거나, 개별적으로 고소에 나선 피해자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노조는 “피해자들은 B 이사장의 회사 내 우월적인 지위 때문에 저항하지 못 했다”며 “고발에 앞서 수차례 사과와 시정을 요구했지만 문제는 반복됐고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법적 조치에 나섰다”고 말했다.
A 골프장은 노조의 주장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관련 법과 절차에 따라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A 골프장은 지난 22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대처 방안을 검토했다. 이 자리에서 B 이사장의 퇴진은 논의되지 않았다.
B 이사장은 노조의 문제 제기가 오해에서 비롯됐다는 입장이다. B 이사장은 “회식 과정에서 일반적인 대화나 정상적인 업무 수행을 위한 정당한 지시까지 직장 내 괴롭힘으로 해석하는 것은 사회적 기준과 법적 판단에 따라 신중히 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회식 자리에서 나온 농담 수준의 말, 격려의 표현이 성희롱으로 지목되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이사장 취임 후 방만했던 골프장 운영을 개선하기 위해 변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반발의 일부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