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판결로 더욱 위상 높아진 한동훈...관건은 국민의힘 복당?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22일 서울 동작구 김영삼대통령기념재단(김영삼재단)을 방문, 김 전 대통령 차남인 김현철 김영삼재단 이사장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당선 무효형을 선고 받음에 따라 무소속 한동훈(부산 북갑) 의원의 위상이 더욱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국민의힘 복당 문제가 조기 해결되지 않는다면 한 의원의 행보에는 상당한 제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오 시장과 한 의원은 보수진영의 ‘빅2’로 분류되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도 상위권에 포함돼 있지만 중도층 지지가 다소 약해 외연 확장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천지일보 의뢰로 코리아정보리서치가 지난달 29~30일 실시한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전국 성인 1000명. 무선 ARS.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에서 오 시장(14.4%)과 한 의원(12.9%)은 김민석 전 총리(15.1%)에 이어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두 사람은 범야권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에서도 상위권에 올라 있다. 천지일보·코리아정보리서치의 최근 조사(지난 20~21일. 전국 성인 1004명. 무선 ARS)에서 한 의원과 장 대표가 각각 16.0%를 기록했고, 오 시장도 13.7%의 지지율을 보였다. 그러나 차기 대선의 핵심 승부처인 중도층에서는 한 의원(15.4%)과 오 시장(13.7%)이 가장 높았다.
문제는 서울지법의 22일 판결로 오 시장이 ‘빅2’ 대열에서 탈락할 위기에 처했다는 점이다. 만약 2심에서도 1심과 비슷한 선고가 나올 경우 늦어도 내년초 대법원 최종 판결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이 때문에 본인의 의도와 무관하게 한 의원의 입지는 더욱 강화될 확률이 높다는 관측이다. 그러나 ‘무소속 국회의원’의 신분이 장기화되거나 장동혁 대표 체제가 지속될 경우 한 의원의 위상은 점차 저하될 수도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국민의힘 한 인사는 “무소속 신분으로 한 의원이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다”며 “한 의원에게 가장 필요한 세력화도 물거품될 수 있다”고 했다.
한 의원 복당의 최대 장애물은 장동혁 지도부와 함께 당내 구 주류 의원들 사이에 광범위하게 퍼져있는 ‘한동훈 포비아’다. 한 의원이 복당해 당권을 잡게 될 경우, 차기 총선에서 대거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는 정서 때문에 한 의원 복당에 소극적이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정치권 일각에선 한 의원이 보수 원로인 김형오 전 국회의장의 제안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가 많다. 김 전 의장은 최근 한 의원에게 “다음 총선 전까지 당권 도전에 나서지 않겠다고 선언해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한 선거 전문가도 “한 의원에게 당장 필요한 것은 제1 야당의 당적이지 당권이 아니지 않느냐”며 “국힘 내부의 반한동훈 정서를 낮추기 위해 한 의원이 당 대표 불출마를 선제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한 의원 측근들은 당권 포기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이다. 친한계의 한 의원은 23일 “지금 시점에서 한 의원이 차기 전대 문제를 말할 필요가 있느냐”고 말했다. 한 의원의 ‘전략적 선택’이 주목되는 이유다.
권기택 선임기자 kt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