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도 원년’ 부산, 해양금융 해법 모색… “정책금융·지역은행 함께 생태계 만들어야”
‘해양금융과 지역은행 역할’ 좌담회
정책금융기관-BNK금융 역할 분담
RG 강화·선박금융 확대 등 노력도
공동 프로젝트 플랫폼 구축 등 과제
지방분권균형발전부산시민연대, (사)분권균형 주최로 열린 ‘해양수도 실현, 해양금융과 지역은행의 역할’ 좌담회에서 참석자들은 해양금융의 활성화와 지역은행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종진 기자 kjj1761@
부산이 세계적인 해양도시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정책금융기관과 지역은행이 협력하는 해양금융 생태계 구축이 시급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외국 자본에 의존하는 해양금융 구조를 개선하고, 지역은행의 강점을 살린 금융 지원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데 참석자들의 의견이 모였다.
부산일보와 지방분권균형발전부산시민연대, (사)분권균형은 23일 부산일보사에서 ‘해양수도 실현, 해양금융과 지역은행의 역할’을 주제로 좌담회를 열었다. 좌담회에는 한국해양진흥공사 안병길 사장, 부산국제금융진흥원 이명호 원장, 부산시 이진수 금융창업정책관, 국립한국해양대 해양금융대학원 윤희성 교수, BNK부산은행 김용규 경영기획그룹장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해수부 이전과 특별법 제정으로 부산이 ‘해양수도 원년’을 맞았지만, 진정한 해양수도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해양금융의 활성화와 지역은행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안병길 사장은 “부산의 해양도시 경쟁력은 높아지고 있지만 세계적인 해양도시로 도약하려면 해양 관련 거래와 금융이 부산에서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명호 원장도 “해수부 이전으로 부산은 국가적 차원의 해양수도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맞았다”며 “이제 부산만의 차별화된 해양금융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에서는 지역은행의 역할이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참석자들은 지금까지 국내 해양금융이 정책금융기관과 서울 소재 시중은행 중심으로 운영돼 왔다면 앞으로는 지역 산업을 가장 잘 이해하는 부산은행 등 지역은행의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 원장은 “지역은행은 기업의 신용이나 담보 같은 재무 정보뿐 아니라 기업의 성장 가능성과 지역 산업 여건 등 비재무적 정보에도 강점이 있다”며 “조선기자재와 해양 소부장 기업 등 지역 산업 생태계에 밀착한 금융 지원은 지역은행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라고 말했다.
김용규 그룹장은 “BNK금융도 해양금융을 미래 성장 분야로 보고 관련 조직을 확대하고 투자 규모도 늘릴 계획”이라며 “10여 년 전부터 전문 인력을 양성해 왔고 일본 해양금융 특화 금융기관 벤치마킹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참석자들은 민간 금융기관만으로는 해양금융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선박금융은 투자 기간이 길고 위험 부담이 큰 만큼 정책금융기관이 마중물 역할을 하고 민간 금융이 함께 참여하는 구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진수 정책관은 “동남권투자공사가 설립되면 초기 투자 위험을 분담해 민간 금융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며 “해양진흥공사와 역할을 분담하고 지역은행과 협업하면 지속 가능한 해양금융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 사장도 “현재 선박금융에서 국내 시중은행 비중은 10% 안팎, 정책금융기관도 20% 수준에 그치고 나머지는 중국과 일본 등 해외 자본이 차지하고 있다”며 “정책금융기관과 민간 금융기관이 공동 투자와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협업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역은행의 참여를 확대하려면 금융당국과 부산시의 제도적 지원과 인센티브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소 조선사의 자금 조달을 위한 선수금환급보증(RG) 지원 확대도 시급한 과제로 제기됐다.
이 원장은 “현재 정책금융기관의 RG 지원이 대형 조선사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며 “중소 조선사에 대한 금융 지원을 확대해야 우리 조선산업의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그룹장은 “부산은행도 최근 HJ중공업과 지역 중소 조선사에 RG를 발급하는 등 선박금융 참여를 확대하고 있다”며 “지역 기업의 속사정과 기술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만큼 지역은행의 강점을 살려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원화 선박금융 확대와 해양금융 전문 인력 양성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윤희성 교수는 “부산이 서울과 차별화된 금융중심지가 되려면 해양금융과 해양파생금융, 디지털금융 분야를 특화해야 한다”며 “최근 BNK금융이 해양금융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해양금융대학원 직장인 과정에 인력을 보내는 등 산학 협력이 확대되고 있는데, 청년 인재 양성을 위한 지원도 더욱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좌담회를 주최한 지방분권균형발전부산시민연대의 박재율 상임대표는 “부산이 해양수도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정책금융기관과 지역은행, 부산시, 학계, 산업계가 참여하는 협력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공동 프로젝트 발굴과 금융 지원 체계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대성 기자 nmaker@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