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원 2만 명 연판장에도…힘 안 실리는 ‘장동혁 사퇴’ 공세
장동혁 사퇴 서명 2만 4000명 넘어
"전 당원 재신임 투표하자"
당권파, 중징계 카드로 역공
국민의힘 조광한 최고위원이 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히틀러의 사진을 앞에 두고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6·3 지방선거 패배 책임론을 물어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는 연판장에 2만 명 넘는 당원이 서명했지만, 장 대표는 이를 ‘지도부 흔들기’로 규정하며 사퇴를 거부하는 모습이다. 사퇴 요구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사퇴를 요구해온 비당권파가 잇단 논란으로 수세에 몰린 데다 당권파가 징계 카드로 대대적 반격에 나서면서, 사퇴론에 힘이 실리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장동혁 대표 사퇴 촉구 서명운동을 주도한 국민의힘 박인규 책임당원은 6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참여 인원이 이날 오전 기준 약 2만 4000명을 넘었다고 밝혔다. 박 책임당원은 전날 장 대표가 2만 2000명이라는 숫자가 전체 당원 의사를 반영하는 것이 맞느냐고 반문한 데 대해 “전체 당원 의견으로 과장할 생각은 없다”면서도 “2만 2000명, 2만 4000명은 적은 숫자가 아니다”라고 맞섰다.
박 책임당원은 이날 전 당원 재신임 투표를 요구하기도 했다. 그는 “이번 지방선거를 왜 졌고 그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물어보자”며 “전 당원 투표를 해서 신임 여부를 판단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연판장 참여자들은 당내 3선 이상 중진 의원 33명에게 연판장 수령 여부를 회신해달라는 요청도 보낸 상태다.
장 대표는 전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자신을 향한 사퇴 요구를 일축했다. 그는 “정말 당원들의 자발적 의사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또 다른 전략의 일부인지 살펴봤으면 좋겠다”며 “지금 우리 당이 있어야 할 곳은 국민의 삶과 민생을 무너뜨리는 이재명 정권과 싸우는 싸움터”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당내에서는 장 대표를 향한 사퇴론이 이어지고 있지만, 사퇴를 요구해온 비당권파가 잇단 논란으로 명분을 잃으면서 힘이 실리지 않는 분위기다. 권영진 의원의 ‘멱살잡이 논란’에 이어 서범수·진종오 의원의 ‘돌려차기 발언 논란’까지 터지면서, 당권파는 오히려 중징계 가능성을 언급하며 공세를 집중하고 있다. 당 지도부는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윤리위의 엄중한 조치를 요구했다. 손수조 미디어대변인을 포함한 당 대변인들도 이를 강하게 비판하는 모습이다.
정치권에서는 서·진 의원의 발언이 부적절했다는 데는 이견이 없지만, 당권파 인사들의 과거 막말 논란 처리와는 대비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권파 인사들의 발언에는 문제를 삼지 않았던 당 지도부가 비당권파 의원들에게만 강경 대응에 나서고 있다는 지적이다. 자신을 향해 사퇴를 요구해온 비당권파를 징계로 압박해 당권을 지키려는 정치적 의도가 깔려 있다는 해석도 뒤따른다. 앞서 장동혁 대표는 장애인 비하와 노인 비하 논란 등으로 사퇴 요구를 받은 박민영 대변인을 포함해 임기가 만료된 대변인단 7명을 전원 재임명하기도 했다.
최근 윤용근 의원의 ‘정몽규 배려 문자’ 논란이 불거졌을 때도 당은 개인 차원의 사안이라며 사과할 일이 아니라고 정리했다. 논란 당사자의 계파에 따라 당의 대응 온도가 갈린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우재준 최고위원은 권영진 의원 징계 국면에서 “지도부부터 편향적 운영을 계속하는 한, 윤리위의 공정한 판단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공개 반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서·진 의원 사안은) 계파의 문제라고 보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윤용근 의원 사안과 관련해서는 “비교할 수 있는 사항인지를 오히려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 중진 의원들은 이달 중 회동을 이어갈 예정이지만, 장 대표 거취를 논의 테이블에 올릴지는 미지수다. 9월 정기국회를 시작으로 국정감사와 예산안 심사가 연말까지 이어지는 만큼, 중진들이 지금 공론화하지 않으면 거취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