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주일의 역사] 정주영 소떼 방북(1998.6.16)
1998년 6월 16일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소 500마리를 끌고 판문점을 통과했다. 북한 통천 출신인 정 회장 개인에게나 남북교류사에 있어서나 의미있는 발걸음이었다. 정 회장이 북한을 처음 방문한 것은 1989년 1월. 금강산 공동개발을 합의했으나 남북관계 경색으로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했다. 김대중정권 들어 남북관계에 봄볕이 들자 현대의 대북투자도 본격화된다. 98년 6월 전국민의 관심 속에 소떼를 끌고 휴전선을 넘은 정 회장은 "아버지가 소 판 돈을 가지고 떠나온 고향에 빚 갚으러 가는 길"이라는 말로 자신의 감격을 표현했다. 1차로 소 500마리와 트럭 50대를 북한에 전달한 그는 같은 해 10월 27일 소 501마리와 사료 85t을 싣고 재방북 길에 오른다. 이틀 뒤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면담을 성사시키고 금강산 관광사업에 전격 합의한다. 그리고 11월 18일 현대금강호의 북한 장전항을 향한 역사적인 항해가 시작됐다. 2003년부터 육로관광이 실시됐고 지난 6월 7일 금강산 관광객이 100만명을 돌파했다.
정주영 명예회장의 소떼 방북을 지켜본 한 실향민은 자신이 소라면 좋겠다고 했다. 개성공단에서 생산된 통일냄비에 라면을 끓여 먹는 시대가 왔지만 이산가족들이 진정 바라는 것은 고향땅 밟아보고 부모형제 얼굴 직접 만져보는 일이다. 그날 장관을 연출했던 통일소 물길처럼 이산가족 가득 실은 버스들이 넘실넘실 자유롭게 판문점을 넘나드는 날이 빨리 오길 바란다.
오금아기자 ch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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