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81년] 정착할 곳 잃은 '민족과 여성 역사관' 자료, 다시 부산 품으로 돌아올까
4년 전 폐관 이후 전국 떠돌아
남명숙 시의원, 조례 발의 예정
폐관 전 부산 수영구 수영동 ‘민족과 여성 역사관’ 모습. 부산일보DB
국내 최초 민간 위안부 역사관인 ‘민족과 여성 역사관(이하 역사관)’이 2022년 부산에서 문을 닫은 이후 자료를 보관할 장소를 찾지 못해 전국을 떠돌고 있는 가운데, 부산시의회를 중심으로 역사관을 부산에 다시 유치하고 지원 체계를 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3일 한국여성인권진흥원 일본군 위안부 문제 연구소(이하 연구소)에 따르면 역사관의 자료 1000여 점 대부분이 올해 초 충북 음성군 한 자료 보관 사무실로 옮겨졌다. 서울 중구에 자리한 연구소 역시 일부 자료를 보관 중이다.
자료는 부산에 있었던 역사관이 사라지면서 전국을 떠돌고 있다. 2004년 수영구 수영동에 설립된 역사관은 (사)정신대문제대책 부산협의회(정대협) 고 김문숙 이사장이 개인 재산을 들여 세운 민간 위안부 역사관이다. 역사관은 일본 정부가 위안부 문제에 대한 책임을 인정한 사실상 유일한 재판인 ‘관부재판’ 판결문 등 위안부 역사가 담긴 사료들을 보관·전시해 왔다. 그러나 건물 재건축 철거로 역사관은 2022년 4월 문을 닫게 됐다. 이후 성평등가족부 산하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이 아카이빙 사업을 추진하면서, 역사관은 겨우 임시 보관 장소를 확보한 상태다. 자료들은 아카이빙 기관에 따라 경남 창원대와 강원대 등을 거쳐 충북으로 옮겨졌다. 문제는 아카이빙 사업이 마무리되는 내년 이후다. 아카이빙 사업이 완료되는 내년 연말이면 음성군 사무실과의 계약도 종료돼 역사관 자료가 보관될 공간이 없어지게 된다.
일각에서는 이것이 위안부 역사 기림·기록 보존·교육을 뒷받침할 조례와 전담 조직, 예산 체계가 부산시 차원에서 정비돼 있지 않은 영향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부산시의회 등은 지난달 23일 부산시의회 중회의실에서 ‘일본군 위안부 학술 심포지엄’을 열고 이 같은 문제를 지적했다.
부산시의회에서도 이 같은 요구를 반영해 제도 개선을 위한 첫발을 뗀다. 부산시의회 남명숙 의원은 ‘부산광역시 일제하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지원 및 기념사업에 관한 조례’ 개정안을 다음 회기 중 발의할 방침이다. 남 의원은 “시는 위안부 역사 기록 보존과 교육 등으로 이어지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수빈 기자 bysu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