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1군 브랜드 아파트도 공매 "부산 부동산 붕괴 신호탄"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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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자산관리공사 486세대 공고
725세대 중 67% 준공 후 미분양
지역 건설업계 "매우 위험한 신호"
높은 가격 분양 받은 입주민 반발
과도한 분양가 책정한 업계 비판
향후 공사 대금 회수 문제 더 부각

부산의 1군 브랜드 아파트까지 500채 가까이 대거 공매에 나오면서 지역 부동산에 매우 위험한 신호라는 업계 반응이 나오고 있다. 부산진구의 모 아파트 전경. 이원준 기자 lwj@ 부산의 1군 브랜드 아파트까지 500채 가까이 대거 공매에 나오면서 지역 부동산에 매우 위험한 신호라는 업계 반응이 나오고 있다. 부산진구의 모 아파트 전경. 이원준 기자 lwj@

부산 준공후 미분양(악성 미분양)이 역대 최고 수준(부산일보 8월 13일 자 2면 보도)으로 치솟는 가운데, 급기야 부산에서 500채에 가까운 1군 브랜드 아파트가 공매로 나오는 사태까지 빚어졌다. 업계에서는 지역 부동산 붕괴의 신호탄이 될 수 있는 ‘매우 위험한 신호’로 해석한다. 정부가 특단의 지역 맞춤 대책을 내놔야 할 정도로 현장 상황이 심각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3일 한국자산관리공사에 따르면 준공후 미분양인 부산 부산진구 A아파트의 신탁사인 B자산신탁은 해당 아파트 486세대를 공매한다고 공고했다. 준공 후 입주가 진행되고 있는 해당 아파트의 전체 세대는 725세대로, 1군 브랜드 아파트임에도 33%만 분양됐고 67%는 준공후 미분양 상태다. 미분양된 67%가 통으로 공매로 나온 것이다. 486세대의 감정평가액은 3974억여 원, 1차 공매 최저입찰가격은 5167억여 원이다. 1차 입찰은 14일, 개찰은 18일 진행된다.

B자산신탁 관계자는 “대출 상환 기간 만료에 따라 우선수익자들이 채권 공매 요청을 해와 계약대로 공매 절차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공매는 5차까지로 예정돼 있으며, 1차는 감정가액의 130%에서 시작해 차수가 더해질 때마다 10%가량 최저입찰가격이 내려가게 된다. 해당 아파트의 시행사는 기업회생 신청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 아파트의 경우 지역에서 인기 있는 1군 브랜드 아파트라는 점에서, 또 물량이 500세대 가까운 대규모 물량이라는 점에서 업계에서는 충격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동아대 강정규 부동산대학원장은 “실제 지역 건설업계와 지역 부동산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주는 사례가 나왔다”면서 “수도권은 공급이 달려 정부가 공급 대책을 내놓은 날과 같은 날, 지역에서는 수요가 없다 못해 고사 위기라는 소식이 전해진 모순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강 원장은 "정부가 8.3 부동산 세제 대책 관련 이의신청을 받고 있는데, 이 같은 사례를 보며 정부가 경각심을 느끼고 하루빨리 수도권과는 방향이 전혀 다른 지방 맞춤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높은 분양가로 분양을 받고 입주한 주민들의 반발도 이어지고 있다. 커뮤니티에서는 공매를 막아야 한다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고, 관리사무소 등으로도 항의전화가 걸려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후분양에 대해서는 아직 찬반이 분분한 상황에서 후분양 아파트가 결국 처참한 분양 실적을 보이자 후분양 자체에 대한 비관론이 나오기도 한다. 한 부동산 공인중개사는 “물론 후분양의 장점들도 많지만 선분양을 하면 수분양자들도 자금을 마련하기까지 시간적 여유가 있고, 업체도 시간을 벌 수 있는데 요즘 같은 부동산 침체기에는 후분양이 곧바로 준공후(악성) 미분양으로 이어질 위험성이 커 후분양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해당 1군 건설사의 공사대금 회수 문제가 앞으로 더 부각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시행사와 시공사간에 미분양 책임을 놓고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공매로 넘어갈 경우 건설사의 공사대금 회수가 일정 부분 이상은 힘들 수 있어 법적 공방까지 예상된다”면서 “업계가 그만큼 어렵다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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