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는 동안 숨 잠깐 멈춤… 수면 문제 넘어 전신 질환 불러

오금아 기자 chr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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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무호흡증
심한 코골이·숨이 멈추는 증상
상기도 좁아지고 막히면서 발생
혈압·심장 등 영향, 만성 기침도
구조적 이상 확인 땐 수술 치료

부산대학교병원 조규섭 이비인후과 교수는 수면무호흡증은 진단과 치료가 가능한 질환이라고 밝혔다. 대한수면호흡학회 회장을 맡고 있는 조 교수는 “건강한 수면은 자는 동안 숨을 편안하게 쉬고 산소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산대병원 제공 부산대학교병원 조규섭 이비인후과 교수는 수면무호흡증은 진단과 치료가 가능한 질환이라고 밝혔다. 대한수면호흡학회 회장을 맡고 있는 조 교수는 “건강한 수면은 자는 동안 숨을 편안하게 쉬고 산소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산대병원 제공

잠을 자고 일어나도 개운하지 않아 불편함을 느낀다. 함께 자던 사람이 자다가 숨을 멈추는 모습에 놀란다. 잠을 자는 동안 호흡이 멈추거나 줄어드는 수면무호흡증 환자에게 일어나는 일이다.

 

■폐쇄성 수면무호흡증 가장 흔해

잠자는 동안 상기도가 좁아지거나 막히면서 발생하는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이 가장 흔하다. 코 뒤쪽부터 목 안쪽까지 이어지는 상기도 폐쇄는 몸에 산소가 부족해지는 저산소혈증으로 인체에 다양한 문제를 유발한다. 수면 중 각성이 일어나고, 자고 일어나도 개운하지 않은 주간 수면장애 증상을 겪게 된다.

부산대학교병원 조규섭 이비인후과 교수는 “수면무호흡증은 본인보다 배우자나 가족이 먼저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조 교수는 대한수면호흡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조 교수는 “입을 벌리고 자는 경우가 많아서 아침에 구강건조를 호소하는 경우가 많으며, 만성 기침 등의 호흡기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고 전했다.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은 수면 때 목 주변 근육이 이완되면서 혀, 연구개, 편도, 목 주변 조직으로 상기도가 막히는 것이 원인이다. 숨을 쉬려는 노력은 있지만 기도가 막혀 공기가 들어가지 못한다. 중추성 수면무호흡증은 뇌에서 ‘호흡하라’는 신호가 일시적으로 줄거나 끊기는 것이다. 심부전·뇌졸중·신경계 질환이나 약물 등과 관련이 있다. 폐쇄성과 중추성이 함께 나타나는 혼합형 수면무호흡증도 있다.

코골이는 기도가 좁아져 있다는 신호이지만, 코를 곤다고 모두 수면무호흡증은 아니다. 조 교수는 “코골이가 크고 불규칙하며, 수면 중 호흡이 멈추는 듯한 증상이 있다면 수면무호흡증을 의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코골이는 수면무호흡증 환자의 70~95%에서 관찰되는 증상으로 연관성이 높다. 조 교수는 “수면 파트너가 코골이로 불편감을 느낀다면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아이들은 ‘편도 비대’ 원인 많아

나이가 들면 수면시간이 줄고, 수면의 연속성이 단절된다. 조 교수는 “기도 주변 근육의 탄력이 떨어지고, 잠자는 동안 기도가 더 쉽게 좁아질 수 있어 수면무호흡증의 영향을 더 크게 느낀다”며 “고령자에서는 낮 동안 졸림, 집중력 저하, 기억력 저하, 기분 변화, 낙상 위험 증가와 관련될 수 있다”고 밝혔다.

아이들도 수면무호흡증이 생길 수 있다. 소아 수면무호흡증의 가장 대표적인 원인은 편도와 아데노이드 비대이다. 코골이와 무호흡이 심하면 성장장애를 동반할 수 있으며 주의력결핍장애, 수면과다, 우울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아이가 코를 심하게 골거나, 입을 벌리고 자고, 자다가 숨을 멈추는 모습을 보인다면 수면 전문가의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수면무호흡증은 인체 각 기관에 영향을 미친다. 숨이 반복적으로 막히면 산소가 줄고, 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며, 혈압과 심장에 영향을 준다. 몸이 스트레스 반응을 반복해 혈압이 올라가며, 야간이나 아침 혈압 조절이 어려워질 수 있다. 수면무호흡증은 뇌혈관질환, 대사질환, 당뇨, 비만과도 연결된다. 조 교수는 “밤 동안 산소포화도를 반복적으로 떨어뜨려 천식이나 만성폐쇄성폐질환과의 연관성도 높다는 보고가 있다”고 밝혔다.

수면무호흡증으로 뇌가 충분히 회복할 시간을 갖지 못하면 기억력과 집중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조 교수는 “장기적으로 인지기능 저하와 관련될 가능성은 있지만, ‘수면무호흡증이 곧바로 치매를 일으킨다’고 단정하기 보다는 뇌 건강에 부담을 주는 여러 위험 요인 중 하나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설명했다.

 

■수면다원검사로 원인·증상 진단

수면무호흡증 진단을 위해서는 수면다원검사를 실시한다. 병원의 수면검사실에서 하룻밤을 자면서 뇌파, 눈 움직임, 턱 근전도, 심전도, 호흡 흐름, 가슴과 배의 호흡 운동, 산소포화도, 코골이, 수면자세를 측정한다. 이를 통해 실제로 잠을 얼마나 잤는지, 깊은 잠과 렘수면, 시간당 무호흡과 저호흡 발생 횟수 등을 확인한다. 폐쇄성 무호흡인지 중추성 무호흡인지 진단하고 환자의 중증도, 증상, 기도 구조, 동반 질환, 생활 습관에 따라 치료 방향을 결정한다.

비수술 치료로는 양압기 치료가 있다. 잠자는 동안 코나 코와 입의 마스크를 통해 공기를 일정한 압력으로 넣어줘 기도가 막히지 않게 하는 치료로,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에서 가장 표준적인 치료다.

상기도 폐쇄를 유발하는 구조적 이상이 확인되면 수술적 치료를 할 수 있다. 편도나 아데노이드 비대로 무호흡이 발생하는 소아라면 편도·아데노이드 절제술이 도움이 된다. 수술은 증상과 산소 저하 정도, 기도 폐쇄 부위, 해부학적 구조와 전신 상태를 종합해서 결정한다. 성형외과나 구강악안면외과와 협진으로 양악전진술을 시행하는 경우도 있다. 조 교수는 “위턱과 아래턱을 앞으로 이동시켜 혀와 연구개 뒤쪽의 기도 공간을 넓히는 수술”이라며 “수술 범위가 크기 때문에 환자 선택과 정밀한 평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자는 동안 편안한 숨을 위해

건강한 수면은 단순히 오래 자는 것이 아니라, 자는 동안 숨을 편안하게 쉬고 산소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것이다. 건강한 수면 호흡을 위해서는 체중관리가 중요하다. 체중이 늘면 목 주변과 혀 주변 조직이 두꺼워져 기도가 좁아질 수 있다.

금주와 금연도 필요하다. 음주는 기도 근육을 이완시켜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을 악화시킬 수 있다. 흡연은 코와 목 점막에 염증과 부종을 일으킨다. 수면자세도 중요하다. 바로 누우면 혀와 연구개가 뒤로 처져 기도가 좁아질 수 있으니 옆으로 자는 것도 도움이 된다. 침실이 너무 건조하지 않게 관리하는 것도 좋다.

조 교수는 자긴 전 코세척에 대해서는 “코막힘을 줄여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수면무호흡증 자체를 치료하는 방법은 아니다”고 말했다. 수면제나 진정제도 임의로 복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일부 약물은 호흡을 얕게 하거나 기도 근육을 이완시켜 수면무호흡증이 악화할 수 있으니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조 교수는 “수면무호흡증을 방치하면 혈압·심장·뇌 건강·삶의 질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적절히 치료하면 수면의 질과 낮 동안의 컨디션이 좋아질 수 있다”며 “코골이가 심하거나, 자다가 숨이 멈춘다는 말을 듣거나, 충분히 자도 피곤하다면 몸이 보내는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밝혔다.


오금아 기자 chr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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