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식 실언 후유증 지속] '현직 대통령 연임' 한마디… 개헌 동력 한순간에 상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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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만에 '논의 대상 아니다'
논란 확산 뒤늦게 수습 나서
여야 모두 조 의장 발언 비판
야권 개헌 경계심 한층 짙어져

조정식 국회의장이 지난 28일 국회에서취임 첫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정식 국회의장이 지난 28일 국회에서취임 첫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7년이 개헌의 적기라며 개헌 추진 의사를 밝힌 조정식 국회의장이 ‘현직 대통령 연임’ 발언으로 취임 첫 기자간담회부터 홍역을 치렀다. 조 의장은 하루 만에 “연임은 개헌 논의 대상이 아니다”며 물러섰고, 야당은 물론 청와대와 여당까지 현직 대통령의 연임은 불가능하다며 일제히 선을 그었다. 조 의장의 섣부른 발언으로 개헌 논의가 시작되기도 전에 동력만 잃게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조 의장은 전날 밤 페이스북을 통해 “본의와 다르게 오해와 논란을 불러일으킨 점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헌법 128조 제2항의 내용은 존중돼야 하며, 현직 대통령의 연임은 향후 이루어질 개헌 논의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헌법 128조 2항은 ‘대통령의 임기 연장 또는 중임 변경을 위한 헌법개정은 헌법개정 제안 당시의 대통령에 대해서는 효력이 없다’고 규정한다.

조 의장은 “기자간담회에서의 답변은 개헌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정치 주체 간의 합의와 국민의 선택이 있어야만 가능하다는 취지의 기본 절차를 밝힌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날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현직 대통령의 연임 가능성을 열어두는 듯한 답변을 내놨다가, 논란이 가라앉지 않자 직접 입장문을 내고 수습에 나선 셈이다.

전날 조 의장의 발언에 야권은 물론 여권에서도 부적절하다는 입장이 나왔다.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MBC라디오에서 “현직 대통령의 연임을 포함한 개헌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이재명) 대통령이 여러 차례 현행 헌법상 그것이 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홍 수석은 “일각에서 음모론처럼 (조 의장이) 청와대 측과 교감했다고 하는데 전혀 (아니다)”라며 “대통령도 잘 인지하고 있고, 여러 차례 연임 개헌은 가능하지도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당대표 후보는 이날 CBS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헌법 128조상 불가능한 일이다’라고 말했으면 깔끔하게 정리됐을 텐데 (의장이) 디테일에 좀 약한 것 같다”고 밝혔다.

같은 당 송영길 후보도 이날 MBC ‘뉴스투데이’에서 “조 의장의 발언 자체가 적절하지 않다”며 “연임 문제가 결부되면 야당뿐 아니라 여당 내부도 동의가 어렵다. 사과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민석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현직 대통령의 연임 개헌은 헌법상 불가하다. 대통령도 누차 확인했고, 국회의장도 비서실장도 정무수석도 확인했다”며 “발언 당사자가 오해라 했고, 대통령이 해외순방 중인데 난데없을 쟁점을 더 이상 키우는 것은 옳지도 필요하지도 않다”고 선을 그었다.

조 의장의 해명에도 야권의 비판은 이어지는 모습이다. 국민의힘 박충권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헌법 조항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면서 이미 답을 정해놓은 문제를 굳이 ‘국민 선택’이라 되물었느냐”며 “헌법을 안다면서 헌법과 다른 답을 내놓은 것은 해명이 아니라 자백”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조 의장은 비겁한 말 바꾸기 하지 말고, 국민 앞에 정식으로 사죄하라”고 강조했다.

무소속 한동훈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이 대통령이 ‘독재명’이 되려 한다. 이재명 정무특보 출신 명픽 국회의장이 운을 띄웠다”며 “저는 과거부터 민주당이 몰아가는 개헌 논의에 참여하면 안 된다고 말해왔다. 이 정권 빨리 끝날 수도 있겠다”고 경고했다.

조 의장이 뒤늦게 수습에 나섰지만 후유증은 이어질 전망이다. 이번 발언으로 여권의 개헌 추진을 ‘연임 사전작업’으로 규정해온 야당의 경계심이 한층 짙어진 데다, 여권 내부에서조차 부적절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다. 2027년을 개헌 적기로 보고 개헌특위 가동을 구상해온 조 의장으로서는 첫 간담회부터 스스로 개헌 동력을 훼손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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