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0 개각’ 후폭풍 확산…野 김승원·용혜인에 ‘십자포화’
野 “국정 쇄신 거부한 민심 역주행 인사” 이틀째 쟁점화
김승원 “사법방탄용”, 용혜인 “탐욕의 아이콘” 십자포화
與 “실용적 인재 배치” 엄호, 청문회 신속 진행 방침 불구
국힘 송곳 검증 예고에 인사청문 정국 거친 충돌 예고
법무부 장관 후보로 지명된 김승원 소위원장이 31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에서 박형수 야당 간사의 의사 진행 발언과 관련해 입장을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전날 단행한 6개 부처 장관 인사의 후폭풍이 거세다. 장관을 현 차관으로 교체한 경제 부처 인선은 민심 악화의 원인인 부동산·금융 정책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시그널로 여겨지고, 검찰 개혁 강경파인 김승원 의원의 법무장관 발탁은 ‘공소 취소’와 연관돼 해석되는 분위기다. 여기에 비례대표 재선인 용혜인 의원이 성평등가족부 장관을 하면서 의원직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공정’에 예민한 청년층의 감정을 건드렸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의힘은 31일 “국정 쇄신을 전면 거부한 민심 역주행 인사”라며 전날에 이어 개각에 대한 파상공세를 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통령은 국민이 요구하는 국정 쇄신을 전면 거부하기로 선언했다”며 “이번 개각은 민생 경제 살리기보다는 이재명 살리기를 위한 ‘함량 미달 좌파 연합 개각’”이라고 말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 도입을 주도한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을 유임시키고, 이 대통령의 경기지사 시절 도시주택실장을 지낸 홍지선 국토교통부 2차관을 9개월 만에 장관으로 초고속 승진시킨 점 등을 들어 현 경제 정책을 수정할 의사가 전혀 없다는 점을 드러냈다는 것이다.
야당은 특히 김, 용 후보자를 두고 각각 ‘사법 방탄용’, ‘청년 민심에 반하는’ 인사로 규정하며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김 후보자에 대해서는 공소취소 특검법과 배임죄 삭제를 주도해온 인물이라며 오로지 이 대통령 재판 취소를 관철하기 위한 인사라고 주장했다. 신동욱 최고위원은 “아무리 국민이 우습더라도 법무부 장관은 대한민국 법치를 책임지는 최종 보루인데, 이런 사람을 임명한 것은 ‘법무부 장관은 대통령 안위만 책임지면 된다’는 생각이며 국민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고 성토했고, 최수진 원내수석대변인도 “이 대통령 한 사람만을 위한 ‘사법 방탄용’ 인사”라고 혹평했다.
용 후보자는 이날 페이스북에 “당 소속 유일 국회의원인 제가 사퇴하면 기본소득당이 원외정당이 돼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며 의원직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회법 제29조는 의원이 국무위원을 겸직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비례대표 의원의 경우 다음 순번 후보자가 의원직을 승계할 수 있도록 사퇴하는 것이 의정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관례로 굳어져 왔다.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의원직이라는 특권마저 내려놓지 않겠다는 탐욕의 아이콘이자, 여성과 서민에게 지옥문을 연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에 앞장선 인물을 앉혀놓고 무슨 성평등을 이야기하겠다는 것이냐”라고 맹비난했고, 4선 안철수 의원은 “항간의 소문처럼 기본소득당이 원외정당이 되면 (당직자인)배우자 급여를 선관위로부터 충당하지 못하기 때문 아니냐. 이쯤 되면 기본소득당이 아니라 가족소득당 아니냐”고 꼬집기도 했다.
반면 민주당은 신임 장관 후보자 6명의 자질이 충분하다고 강조하면서 특히 야당의 집중포화를 받는 김, 용 후보자 엄호에 집중했다.
김민석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개각은 매우 중요한 또 하나의 국정 기조 변화의 시작”이라며 “내각 참여 자체가 정부의 구성원이자 대표로서 자신의 개인적 입장을 정부의 큰 기조에 맞게 조정한다는 것이 전제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후보들이 청문회에서 과거 견해를 재정립하고 숙성하는 과정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수 야권에서 용 후보자가 과거 남녀 갈등을 조장했다고 주장하는 것과 관련해 ‘견해 재정립’을 내세워 용 후보자를 옹호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병도 원내대표도 이번 개각에 대해 “연공 서열이나 출신보다 전문성과 현장 경험, 실행력을 앞세운 실용적 인재 배치라 할 수 있다”면서 국민의힘이 김 후보자를 ‘대장동 변호인 출신’이라고 비판한 데 대해 “허위 사실, 음해성 공세에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5선의 박지원 의원은 야당이 김 후보자를 이 대통령 사건 공소 취소와 연결하는 데 대해 “김승원 장관이 임명되더라도 국민 여론을 떠나서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다만 여권 일각에서는 용 후보자가 비례대표 의원직을 유지하는 데 대해 “욕심이 너무 많다”는 비판적인 말들도 나오는 분위기다. 민주당은 추석 연휴 전까지 국무위원 인사청문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이지만, 야권이 일부 후보자를 정조준하고 나서면서 검증 정국이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