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해 진입한 팬스타 아크로호, 앞으로 사흘이 최대 고비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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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 스타트업 맵시 플랫폼 분석

31일 오전 8시 북위 66도 진입
향후 2~3일 강풍·유빙 변수로
전체 일정 중 가장 혹독한 환경
축치해 등 대부분 얼음 1m 미만
일부 구간 얼음 없는 ‘오픈 워터’
동시베리아해 두꺼운 해빙 분포

해양 데이터 스타트업 ‘맵시’의 북극항로 전용 내비게이션 플랫폼(NSR Intelligence)을 통해 31일 오전 8시 기준 ‘팬스타 아크로’호의 북극해역 진입이 확인됐다. 오른쪽 위 보라색 해빙(바다 얼음)은 밀집도가 높을수록 짙은 색으로 나타난다. 맵시 제공·그래픽=류지혜 기자 birdy@ 해양 데이터 스타트업 ‘맵시’의 북극항로 전용 내비게이션 플랫폼(NSR Intelligence)을 통해 31일 오전 8시 기준 ‘팬스타 아크로’호의 북극해역 진입이 확인됐다. 오른쪽 위 보라색 해빙(바다 얼음)은 밀집도가 높을수록 짙은 색으로 나타난다. 맵시 제공·그래픽=류지혜 기자 birdy@

국내 첫 북극항로 컨테이너선 시범운항에 나선 ‘팬스타 아크로’호가 31일 북극해역에 본격적으로 진입했다. 결빙이 예상됐던 주요 해협의 얼음 두께는 1m 미만으로 파악돼 현재 운항에는 큰 차질이 없는 상태로 확인됐다. 다만 앞으로 2~3일간 북극해역에는 극한의 강풍과 유빙(떠다니는 얼음 덩어리)이 예상돼 운항의 주요 변수로 꼽혔다.

이날 해양수산부와 팬스타그룹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북극항로 시범운항을 위해 부산항 신항에서 출항한 팬스타 아크로호는 한국시간 31일 오전 8시께 북극해역(북위 약 66도)에 들어섰다. 이 지점은 본격적으로 해빙이 관측되는 해역이자, 러시아 관할 북동항로(NSR)가 열리는 축치해의 시작 구간이다.

팬스타그룹은 이날부터 약 3일간 이어질 항해가 이번 운항 중 가장 혹독한 환경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이같은 북극해 기상 상황 등으로 인해 로테르담항 최종 기항 일정이 예정보다 2~3일 늦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부산일보〉가 해양 데이터 스타트업 ‘맵시’가 개발한 ‘NSR Intelligence’ 플랫폼을 돌려 지난달 30일 오후 1시 기준으로 확인한 결과, 팬스타 아크로호의 예상 항로인 축치해, 동시베리아해, 랍테프해, 카라해의 얼음 두께는 대체로 1m 미만이며 얼음 밀집도는 40~50% 수준으로 나타났다. 일부 구간은 얼음이 거의 없는 ‘오픈 워터’ 구간으로 분석됐다. 특히 축치해와 동시베리아해 일부 해역에는 다른 구간에 비해 상대적으로 두꺼운 40~50cm 두께의 해빙이 분포하고 있었다.

맵시가 개발한 북극항해 종합 정보 플랫폼 ‘NSR Intelligence’는 인공위성 관측 데이터와 러시아·덴마크 기상청의 정보, 유럽연합(EU)의 코페르니쿠스 해양환경모니터링서비스(CMEMS) 등의 여러 데이터를 중첩해 얼음 밀집도와 두께 등 필수 운항 정보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맵시는 최근 2년간 북극항로를 운항한 글로벌 선박들의 데이터를 분석해 이번 팬스타 아크로호의 예상 항로를 도출했다.

또 전문가들을 팬스타 아크로호의 내빙 등급이 ‘아이스 클래스(Ice Class) II’로, 해당 해역 조건에서 무리 없이 운항할 수 있는 수준으로 보고 있다. 지난 7월 쇄빙연구선 아라온호에 승선해 북위 77도 북극해역을 다녀온 국립한국해양대 항해융합학부 김종관 교수(극지운항연구센터장)는 “얼음 두께나 밀집도 수치만으로 안전 운항 여부를 단정할 수는 없다”면서 “얼음이 얇더라도 밀집도가 높으면 얼음을 밀어내는 과정에서 선체에 지속적인 압박이 가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팬스타 아크로호의 내빙 능력을 고려했을 때 통상 10~15cm 두께의 얼음은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남은 북극해 운항에서 해무나 유빙, 해빙 밀집도 등은 여전히 운항의 주요 변수가 된다는 분석도 나왔다. 북극해는 여름철에도 수온과 기온이 낮고 해빙의 위치와 밀도가 급격하게 변하는 특성 때문에 기상 변동성이 큰 데다, 만약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구조나 수리를 지원할 인프라가 일반 항로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서명원 팬스타 아크로호 선장은 지난달 22일 출항에 앞선 인터뷰에서 “데이터 검토 결과 선박이 극지에 도달할 즈음에는 얼음이 완전히 녹는 시점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며 “만약 결빙 구간이 남아 있다면 우회 항로를 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팬스타그룹 관계자는 “북극해역을 진입한 후 유빙을 피해 축치해에 진입한 뒤 연안을 따라 이동하고 있다”며 “현재 안전하게 해당 해역을 운항 중”이라고 밝혔다.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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