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선 사라지는 시외·고속버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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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승용차에 밀려 승객 감소
노선 수 10년 새 30.1%나 줄어
2018년 이후 터미널 44곳 폐업

부산 금정구 노포동 부산종합버스터미널. 부산일보DB 부산 금정구 노포동 부산종합버스터미널. 부산일보DB

KTX와 승용차에 밀려 시외버스와 고속버스 노선과 승객 수가 계속 감소하고 있다. 지역에서는 문 닫는 버스 터미널도 늘고 있다.

31일 전국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시외·고속버스 노선 수는 3203개로 10년 전의 4584개에서 30.1% 감소했다. 실제 국토교통부가 내놓은 자료에서도 2019년에서 2025년 사이 시외버스 노선은 3335개에서 3177개로, 고속버스는 208개에서 164개로 줄었다. 약간 차이가 있지만 노선수가 급감한 것은 똑같다.

시외·고속버스는 고속철도와 승용차에 밀려 이용자가 감소하는 추세다. 최근 여행객들은 이동수단을 선택할 때 기차를 타거나 승용차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주 국무회의에서 “고속버스와 시외버스가 사라지고 있다”며 “철도가 있는 지역과 없는 지역 사이에 교통의 양극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승객수도 2019년에서 2025년 사이 시외버스는 하루 54만 명에서 27만 명으로, 고속버스는 8만 3000명에서 5만 8000명으로 줄었다.

시외·고속버스 이용객은 특히 코로나로 직격탄을 맞았다. 여객자동차터미널사업자협회 관계자는 “코로나로 수요가 급감하면서 버스 회사가 노선을 감축했고 버스와 기사도 줄였는데 이를 다시 늘리기 어려웠다”며 “철도나 자가용으로 떠난 승객을 다시 잡는 것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부산에서 가장 큰 부산종합버스터미널(노포터미널)은 올해 3월 기준 하루 승객이 고속·시외 합쳐 3823명으로 줄었다. 2001년에 1만 7758명이 이용했던 것에 비해 급감한 것이다. 너무 북쪽에 위치해 있고 늘어나는 KTX 이용객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전국 버스터미널의 폐업과 노선 축소는 가속화하고 있다. 여객자동차터미널사업자협회에 따르면 수요 감소와 경영 악화로 2018년부터 올해 3월까지 민영 버스터미널 44곳이 사업을 포기해 폐업하거나 운영을 잠정 중단했다. 이달 초에도 대전 서남부터미널이 폐업을 신청했으며, 전남 곡성군 옥가터미널과 경북 울진군 울진터미널도 폐업할 방침이다.

터미널사업자협회 관계자는 “특광역시 대형 터미널도 수요 감소와 누적 적자로 경영이 악화해 대전 서남부터미널 외에 서울 남부터미널도 폐업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1일 KTX가 SRT와 통합하면서 SRT 수준에 맞춰 요금을 10% 내리는 것도 버스업계에서는 우려스러운 눈길을 보내고 있다. 시외·고속버스는 물가와 인건비 상승으로 지난해부터 정부에 시외버스 17%, 고속버스 20.1% 인상을 요구했다. 그러다 국토부는 10월 1일부터 9%씩 올리기로 했다. 철도는 내리고 시외·고속버스는 올리는 것이다. 승객이 더 떠날 수도 있다.

전국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 관계자는 “버스가 속도에서는 철도를 못 이겼으나 요금은 경쟁력이 있었다”면서 “그러나 요금 인상으로 우등버스는 그나마 KTX와 요금 차이가 조금 나겠지만 프리미엄 버스는 가격 차이가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시외·고속버스 필수노선을 지정해 지원해야 한다고 요구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국민의 광역 이동권을 보장하기 위해 공공성이 높은 노선을 필수노선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시행령을 개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버스업계에서는 또 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 확대와 통행료 감면도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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