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새 보호’ 명지1호 근린공원 체육시설 또 제동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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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철새 도래지 훼손 우려
국가유산청 조성계획 재차 부결
명지 주민 체육시설 요구 커져
LH, 계획 보완 후 재협의 진행

부산 강서구 명지1호 근린공원에 체육시설을 조성하려는 계획이 철새 도래지 훼손 우려로 제동이 걸렸다. 11일 명지1호 근린공원 예정지 전경. 정종회 기자 jjh@ 부산 강서구 명지1호 근린공원에 체육시설을 조성하려는 계획이 철새 도래지 훼손 우려로 제동이 걸렸다. 11일 명지1호 근린공원 예정지 전경. 정종회 기자 jjh@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부산 강서구 명지국제신도시에 조성을 추진하는 명지1호 근린공원 조성계획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제동이 걸렸다. 국가유산청이 계획에 포함된 축구장과 야구장 등 체육시설로 인해 낙동강 하류 철새도래지의 서식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재차 계획을 부결시켰다. 명지국제신도시 개발로 인구가 늘면서 체육시설 확충 요구도 날로 커지고 있어 사업계획을 둘러싼 갈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1일 부산시와 LH 등에 따르면 국가유산청은 지난 6월 LH가 제출한 명지1호 근린공원 조성계획 변경안에 대한 행위허가 심의 결과 부결 결정을 내렸다. 국가유산청 동식물유산분과위원회는 지난 6월 9일 심의를 진행해 같은 달 18일 LH에 부결 결과를 통보했다.

국가유산청은 LH가 제출한 계획이 낙동강 하류 철새도래지의 보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LH의 조성계획에는 강변과 인접한 구역에 축구장과 야구장, 테니스장, 풋살장 등 체육시설을 비롯해 산책길 등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여가·휴게시설이 포함됐다. 국가유산청은 철새도래지와 인접한 곳에 대규모 체육시설이 들어설 경우 이용객 증가와 소음·빛 등으로 철새 서식 환경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계획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철새 서식공간 보존과 둘레길 조성에 방점을 뒀던 공원계획은 명지국제신도시 개발에 따른 인구증가와 주민들의 생활체육시설 확충 요구가 커지면서 체육시설 중심으로 변경됐다.

명지1호 근린공원은 강서구 명지동 630-2 일원에 조성되는 81만㎡(약 25만 평) 규모의 대형 근린공원이다. 47만㎡(약 14만 평) 규모의 부산시민공원보다 1.7배가량 크다. 국회부산도서관과 낙동아트센터 등이 인접한 명지국제신도시 2단계 핵심 생활권에 자리 잡아 향후 주민들의 주요 생활·여가 공간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LH는 2029년 명지국제신도시 2단계 주민입주 일정에 맞춰 공원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사업은 모두 3개 공구로 나뉘어 진행된다. 1·2공구는 2017년 12월 착공해 올해 말 준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3공구는 이번 협의 결과에 따라 공사를 발주할 예정이다.

같은 계획이 6개월 만에 다시 부결되면서 철새 서식 환경 보존과 주민들의 체육시설 확충 요구를 어떻게 조율할지를 놓고 우려도 커지고 있다. 국가유산청은 앞서 지난해 12월에도 명지1호 근린공원 조성계획에 대해 철새 도래지와 인접한 입지 등을 이유로 부정적인 판단을 내린 바 있다.

공원 조성계획에 대한 국가유산청의 부결 결정이 반복되자 주민들은 아쉽다는 반응을 보인다. 명지국제신도시 개발로 대규모 공동주택과 도로 등이 잇따라 조성되지만 정작 주민들이 이용할 체육시설 확충은 더디다는 지적이다.

명지 국제신도시에 거주하는 40대 김 모 씨는 “명지 주민들의 체육시설 수요가 나날이 커짐을 평소에 많이 느낀다”며 “무조건 안 된다고 하기보다는 주민 편의와 자연환경 보존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말했다.

LH는 국가유산청의 심의 결과와 주민 의견을 반영해 조성계획을 보완한 뒤 관계기관과 재협의한다는 입장이다.

LH 도시경관처 관계자는 “앞서 제출한 계획안에서 체육시설이 강변과 인접한 구역에 분포돼 있다 보니 국가유산청에서 부정적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며 “다음 달 중 부산시와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 국가유산청 등과 협의를 진행하고 보완된 계획안을 다시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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