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당 위원장 교체로 터닝포인트 만든 PK 국힘
개혁성향 의원들 위원장 맡으며 역할
지역 현안에 여야 협력 약속하며 성과
방관자적 자세 벗어나 총선 ‘기대감’
PK 출신 당대표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국민의힘 부산시당 모습. 부산일보DB
국민의힘 부산·울산·경남(PK) 정치권이 시도당 위원장 교체를 계기로 차츰 안정을 되찾아 가는 모습이다. 하지만 ‘당원 중심 정당론’을 내세우는 장동혁 대표가 조만간 대규모 당협 정비에 나설 방침이어서 일대 혼란이 예상된다. 보수 진영 일각에서 차기 총선 승리를 위해 PK 출신 당대표가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이달 초 부울경 시도당 위원장을 일제히 교체했다. 당내 개혁성향 의원 모임인 ‘대안과 미래’ 소속 이성권(부산) 서범수(울산) 의원과 정치권에 오랫동안 몸담아 온 박상웅(경남) 의원이 위원장으로 선출됐다. 이들은 내년 8월까지 1년간 부울경 시도당을 이끌게 된다.
이들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와 연이은 대선·지선 패배의 후유증을 씻고 부울경 시도민들의 신뢰를 회복하는데 당 운영의 역점을 두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3개 시도당 위원장들은 일제히 ‘일하는 정당’의 이미지를 구축하는 작업을 최우선 추진키로 했다. 2차 공공기관 이전과 내년도 국비 확보 등 지역 발전을 위해 이재명 정부 관계자나 민주당 새 지도부, PK 지방자치단체장을 수시로 만나 협조로 당부키로 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성권 위원장은 부산시당 위원장에 취임하자 마자 전재수 부산시장을 만나 공공기관 이전과 국비확보에 서로 협력키로 했다. 산업은행 이전을 놓고 이견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양측 모두 “생산적인 대화였다”고 평가했다. 부산시의회도 ‘일방적 비판’을 자제키로 했다.
서범수 울산시당 위원장도 지난 11일 민주당 소속 김상욱 울산시장과 울주군 두서면 내와리의 불법 폐기물 매립 현장을 찾아 산업폐기물 4만6000t을 함께 치우기로 합의했다. 울산의 고질적 현안에 여야가 서로 협조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 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경남도당도 민주당 의원들과 협력 방안을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국민의힘 PK 의원들이 지역 현안을 대하는 자세가 달라졌다는 얘기를 많이 듣고 있다. 국민의힘 PK 의원들은 ‘윤석열 게엄’ 이후 패배의식에 젖어 부울경 현안에 방관자적인 자세를 취해온 게 사실이다. 그러나 부울경에 새 지도부가 들어선 이후 달라진 면모를 발견할 수 있다. 국민의힘 부산시당이 11일 국회에서 개최한 2차 공공기관 이전 토론회가 대표적이다. 이날 토론회에는 모처럼 국민의힘 부산 의원 대부분과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참석했다.
그동안 특정 분야에 치우쳤다는 비난을 받아온 국회 상임위원회도 일부 재조정되면서 국민의힘 부산 의원들이 다양하게 배치됐다. 3명이 부산 의원이 한꺼번에 배치됐던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서 이헌승·이성권 의원이 빠져 각각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와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로 옮겼다. 기후환경위와 농해수위는 부산지역 현안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상임위이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 PK 의원들은 예산결산위를 포함한 15개 상임위 중 국방위를 제외한 14개 위원회에 골고루 배치됐다.
문제는 국민의힘 지도부이다. 장동혁 대표가 조만간 대규모 조직개편 단행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기 때문이다. 그는 12일 “8월 말이 되면 당협위원장들의 임기가 끝난다”며 “그동안 임기가 종료되면 당연히 그냥 다시 연장하는 것으로 해왔는데 그런 방식으로 운영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지역 정치권에선 “당장 대표직에서 물러나도 모자랄 판에 갑자기 당협 위원장을 정비하겠다는 게 말이되나”며 “지역 정치권 차원에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기택 선임기자 kt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