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전 9시 30분. 체감온도는 영하 9도. 강원도 정선 하이원리조트 아폴로6 상급자 코스에는 기문이 군데군데 설치돼 긴장감이 흘렀다. 살을 에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100여 명의 초등·중·고교 학생 및 청·장년부 선수들은 헬멧과 고글을 쓰고 슬로프 스타트라인에 섰다.
오전 10시 5분. 경기가 시작됐다. 아폴로6 연장 1543m 중 경기용 슬로프는 900m가량. 가파른 경사면을 눈을 밀어내면서 빠른 속도로 미끄러진다. 기문을 하나라도 놓치면 바로 실격. 스키 중에서도 가장 짜릿하고 박진감 넘치는 종목인 알파인스키. 속도로 승부를 내는 종목이다.
동계체전 부산 대표들 참가
김 회장 “꿈나무 대거 발탁”
선수들은 기문을 몸으로 칠 정도로 가깝게 턴하면서 슬로프를 빠르게 미끄러져 내려갔다. 한 순간이라도 집중력을 놓쳐버리면 대형 사고로 이어진다. 한 치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다.
2분도 채 안 되는 순간에 높은 경사도의 슬로프를 내려갈 수 있는 담력과 용기, 순식간에 방향을 바꾸는 스키 컨트롤 기술, 그 기술을 견뎌내기 위한 하체의 힘과 추위와 바람을 이겨낼 수 있는 체력이 필수적이다.
부산시스키협회(회장 김태순)가 주관하는 제28회 부산시장배·제14회 부산시교육감배 스키대회가 21일 강원도 정선군 하이원리조트에서 개최됐다. 알파인 대회전으로 치러지는 이번 대회에는 전국동계체전에 출전할 부산 대표 선수들이 대거 참가해 최종 점검에 나선다.
알파인스키는 활강 경기와 회전 경기로 나뉜다. 남녀 활강·회전·대회전·슈퍼대회전·복합 종목으로 세분한다. 이번 부산스키협회가 주관하는 종목은 ‘대회전’. 기문과 기문 사이의 거리가 회전 종목보다 길기 때문에 활강 종목의 속도와 회전 종목의 회전 기술을 모두 필요로 한다. 고난도의 유연성과 순발력이 필수다.
이 대회에 참여한 김유빈(16·신도중 3)군은 “열심히 해서 국가대표 스키 선수가 되는 것이 목표”라면서 “고등학교 진학 이후 국제대회와 전지훈련에 지속적으로 참가해서 세계적인 선수가 되기 위한 경험을 쌓고 싶다”고 밝혔다.
부산스키에서는 평창동계올림픽에 출전한 강영서를 비롯, 박성범이 국가대표로 활약하고 있고, 11명 정도가 각급 국가대표로 성장하고 있다.
부산스키협회 김태순 회장은 “이번 대회에서도 부산 스키를 대표할 꿈나무를 대거 발탁하겠다”고 밝혔다.
부산스키 대표팀은 지난해 전국동계체전에서 스키 부문 종합 5위를 기록했다. 눈이 거의 오지 않는 자연환경에서 이런 성적은 다른 시·도로부터 기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선/글·사진=이병철 선임기자 pe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