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이하 화물연대)가 총파업을 8일 만에 철회하면서, 국내 최대 무역항인 부산항 물류 상황도 서서히 정상화되고 있다.
15일 부산항만공사(BPA)에 따르면 14일 오전 10시부터 15일 오후 5시까지 부산항 컨테이너 반출·입량은 2만 2250TEU(반입 1만 513TEU, 반출 1만 1737TEU)로 집계됐다. 전날(9245TEU)과 비교해 봐도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파업 철회 직후 새벽 시간에 부두 반출·입이 빠르게 진행된 결과다.
컨테이너 작업에도 속도가 붙으면서 장치율(컨테이너를 쌓아 둔 비율)도 내려갈 전망이다. 이날 오후 5시 기준 부산항 부두 장치율은 79.1%로, 물량이 몰리면서 장치율은 조금씩 줄어들 것으로 업계는 추측한다. 작업이 빠르게 이뤄지면 이른 시일 내 평상시 장치율(60~70%)을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 화물연대 부산본부는 부산신항 삼거리에서 총파업 종료 해단식을 가지고, 업무에 차차 복귀하고 있다.
BPA 측은 파업 기간에 열어 뒀던 부두 간 통로도 닫는 등 항만기능을 정상화하고 있다. 부산항은 환적화물을 주로 처리하는 탓에 한 부두에서 다른 부두로 컨테이너를 이동해야 하는 경우가 잦다. 평소라면 한 부두에서 완전히 나와서 다른 부두로 이동해야 하지만, 파업이라는 상황을 고려해 BPA가 해당 통로를 열어 뒀다. 전국에서 파업 기간 동안 부두 간 통로를 연 곳은 부산항이 유일하다. BPA 관계자는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것에 대비해 전날 부두 간 통로를 통해 환적화물이 많이 옮겨갔다”며 “이 덕분에 다행히 현재 장치율이 그렇게 높은 상황이 아니라서 빠르게 평상시처럼 돌아올 듯하다”고 전했다.
BPA는 비상대책본부를 부산항이 정상화될 때까지 운영할 예정이다. 파업 종료 후에도 컨테이너 장치율과 반출·입량을 모니터링하고, 터미널 운영사별 동향 파악, 화물처리작업 집중화에 따른 설비점검 등 부산항 운영이 빠른 시일 내 정상궤도를 회복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화주, 선사 등 관련 업계도 밀린 물량을 처리하느라 분주한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앞서 업무가 밀려 있다 보니 배차도 늦어지고 있고, 파업 동안 컨테이너를 빼지 못한 탓에 사용료 등을 정산하느라 바쁜 상황이다”며 “파업기간에는 아예 일이 없었는데, 현재 운송 스케줄이 꽉 잡혀 있는 상황이어서 이를 처리하느라 정신이 없다”고 말했다.
해양수산부도 이날 오후 3시 30분 항만운영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항만 정상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항만 내 화물운송 증가로 인해 항만 내 재해 발생 및 근로자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