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신공항 부지 조성 공사 사전적격성 심사 네 번째 입찰에서도 현대건설 컨소시엄만 응찰하면서 유찰됐다.
국토교통부는 5일 “가덕신공항 부지 조성 공사 입찰에서 현대건설 컨소시엄만 단독으로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19일 부지 조성 공사 세 번째 입찰에서 현대건설 컨소시엄만 단독으로 신청서를 제출해 유찰되자 국토부는 바로 보도 참고자료를 내고 재공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토부는 “재공고를 통해 경쟁을 유도해 우수한 설계 방식과 업체를 선정하고 사업자가 선정되면 최신공법 적용을 통한 공사기간 단축 등으로 2029년 개항을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현대건설 컨소시엄 외에 다른 컨소시엄이 입찰에 응해줄 것을 기대했다. 하지만 일부 관심을 보인 업체들은 있었으나 컨소시엄을 만들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한 곳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시공능력평가 5위인 DL이앤씨 관계자는 “관심은 있었으나 현재 울릉공항 건설 현장에 공항 관련 기술사들이 모두 떠난 상황이고 가덕신공항 공사의 난이도가 높아 참여하기는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주요 건설사들이 현대건설 컨소시엄에 참여했고 지역 건설업체도 규모가 있는 곳은 현대건설 컨소시엄에 대부분 포함돼 새 컨소시엄을 꾸리기가 힘든 점도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는 경쟁을 통한 설계 품질 향상과 공기 단축, 예산 절감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이번 입찰에 통과한 업체는 향후 6개월간 기본설계를 하게 되고 이후 설계 70%, 가격 30%를 놓고 최종 입찰을 하게 된다.
하지만 네 번째 입찰도 유찰된 데다 또다시 입찰을 한다고 해도 경쟁구도가 될지 불투명한 상황에서 정부는 불가피하게 현대건설 컨소시엄과 수의계약을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 수의계약은 제로베이스에서 계약 조건을 별도로 맺는 것이어서 자칫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요구하는 조건에 정부가 끌려갈 가능성도 있다. 이때문에 정부와 현대건설 간 힘겨루기가 이어질 수 있다.
아울러 당장 수의계약을 진행하면 대우건설이 다음 달 25일까지 부정당 업자로 지정된 것과 관련해 곤란한 상황이 생기게 된다. 조달청은 “대우건설이 포함된 상태에서 수의계약을 할 수 있는지 똑같은 사례가 확인되지 않는다”며 “추후 유권해석을 통해 대우건설 제외 또는 포함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수의계약 역시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리는 만큼 계약일자를 다음 달 25일 이후로 해 문제가 발생할 소지를 차단할 수 있다.
특히 다음 달에 국정감사가 열려 이 문제에 대한 추궁이 이어질 수 있어 수의계약을 서두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무래도 공사 착공은 예상보다 늦어질 전망이다.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시공능력평가 2위인 현대건설이 지분 25.5%를 갖고 시평 3위인 대우건설은 18%, 7위인 포스코이앤씨가 13.5%의 지분으로 참여한다. 또 금호건설, HL D&I한라, 코오롱글로벌, 동부건설, KCC건설, 쌍용건설, 한양, 효성중공업이 각각 4%의 지분을 갖는다.
지역 업체로 부산에서는 동원개발, 동아지질, 흥우건설, 삼미건설, 협성종합건업, 지원건설(이상 지분율 1%)과 경동건설, 대성문건설, 영동, 동성산업(이상 0.5%) 등 10곳이 참여했다. 경남에서는 대저건설, 대아건설(이상 1%), 정우개발, 대창건설(이상 0.5%) 등 4곳이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