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준 부산시장이 10일 국가의 균형발전 수준을 비교하는 척도로 '고래 모델', '아귀 모델'이라는 개념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박 시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2024 시도지사 정책콘퍼런스'에서 '대한민국 균형발전, 아귀모델에서 고래모델로'라는 주제로 기조 발표를 하면서 두가지 모델을 소개했다.
박 시장은 "전 세계 수도권 집중이 얼마나 심한가를 보기 위해서 각 나라의 인구 집중도를 그림으로 표시해봤다"면서 "프랑스, 일본 이런 나라들은 수도권이 굉장히 비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는 "2000년 이후 성장이 억제된 나라들은 일본, 프랑스와 같이 수도권만 입이 큰 그런 모델인데 '아귀 모델'이다"고 했다.
박 시장은 "그중에서도 제일 심한 아귀 모델을 보여주고 있는 나라가 대한민국"이라며 "전 세계에서 아귀 가운데서도 가장 못생긴 아귀 모델을 대한민국이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시장은 "미국은 '고래 모델'이라고 할 수 있는데, 독일도 마찬가지다. 인구와 지역적 분포가 괴리돼 있지 않다"고 비유했다.
그러면서 "2000년대 이후에 계속 혁신하고 성장하는 나라들은 고래 모델을 가진 나라들"이라며 "미국, 네덜란드, 독일 등 고래 모델을 가진 나라들은 골고루, 아주 잘생긴 고래처럼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1990년대 이후 모두가 '인 서울'했다"며 "대한민국 모든 엘리트들이 강남에 기반을 두고 집을 갖고 있거나 아이를 키우거나 거기에서 직장을 갖는 구조로 바뀌었다"고 한국의 수도권 집중현상을 설명했다.
이어 "대한민국이 수직적 구조로 바뀐 것"이라며 "우리나라를 강남과 비강남이라고 하는 2개의 위너(Winner)와 루저(Loser) 모델로 바꾼 이 구조가 바로 아귀 모델"이라고 비판했다.
박 시장은 기조발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각 지역을 면적이 아니라 인구와 경제력을 기준으로 지도에 표시해보니 아귀 또는 고래와 같은 모양이 나타났다"며 "수도권 비대화를 시각적으로 설명할 수 있어서 만들어봤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