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도전하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11월 중동 원정 2연전 첫 상대인 쿠웨이트 격파에 나선다. 대표팀은 부상에서 돌아온 ‘캡틴’ 손흥민(토트넘)과 유럽파 선수들의 뜨거워진 발끝 감각으로 승리를 향한 의지를 끌어올리고 있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14일 오후 11시(한국 시간) 쿠웨이트의 수도 쿠웨이트시티의 자베르 알 아흐메드 국제 경기장에서 쿠웨이트와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B조 5차전을 치른다.
한국은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B조 1∼4차전에서 무패 행진(3승 1무·승점 10)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조 1·2위 팀은 월드컵 본선에 직행한다.
팔레스타인과 1차전 홈 경기에서 0-0으로 비기며 불안한 출발을 보인 대표팀은 오만(3-1 승·원정), 요르단(2-0 승·원정), 이라크(3-2 승·홈)를 잇달아 꺾고 선두로 올라섰다. 한국에 이어 요르단(골득실+4), 이라크(골득실+1·이상 2승 1무 1패 승점 7), 오만(1승 3패·골득실-3), 쿠웨이트(3무 1패·골득실-4·이상 승점 3), 팔레스타인(2무 2패·승점 2)이 차례로 2∼6위에 랭크됐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이번 중동 원정 2연전을 모두 승리해 본선 티켓 확보의 7부 능선을 넘겠다는 각오다.
팀 분위기는 좋다. 소속팀 경기 중 햄스트링을 다치면서 대표팀의 10월 월드컵 3차 예선 3∼4차전에 결장했던 손흥민이 합류한 건 가장 긍정적인 요소다. 지난 주말 소속팀에서 맹활약을 펼친 유럽파 공격수들의 발끝 감각은 또 다른 기대 요소다.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은 지난 10일 앙제와의 프랑스 리그1 11라운드 원정 경기에 2골 1도움으로 팀의 승리에 기여했고, 이재성(마인츠)도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의 독일 분데스리가 10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전반 36분 헤더 선제골로 팀의 3-1 승리에 보탬이 됐다. 황인범(페예노르트)은 알메러와의 에레디비시 12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전반 3분 만에 헤더로 골 맛을 봤다. 대표팀의 기대주 배준호(스토크시티)는 9일 밀월과의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15라운드에서 코너킥으로 도움을 기록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대표팀에게 새롭게 얼굴을 보이는 선수들은 감독과 축구 팬들의 ‘눈 도장’을 찍겠다는 각오여서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홍명보 감독은 이번 중동 원정 2연전을 앞두고 대표팀 명단을 발표하면서 신예 두 선수를 발탁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주역 이을용의 아들인 2002년생 측면 수비수 이태석(포항)과 독일 분데스리가2(2부리그) 하노버에서 뛰는 2003년생 미드필더 이현주다.
분위기는 좋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쿠웨이트는 약체로 꼽히지만 홈 경기의 이점을 가진 만큼 날씨, 그라운드 상태, 일방적인 응원 등 다양한 변수를 이겨내야만 승리할 수 있다는 게 홍 감독의 생각이다. 특히 쿠웨이트는 B조에서 선전하는 요르단(1-1)과 이라크(0-0)를 상대로 무승부를 따내며 쉽게 패하지 않는 전력을 보여주고 있다.
홍 감독은 “우리가 가끔 당연히 이길 수 있는 경기에서 터무니 없이 흔들릴 때가 있다. 쿠웨이트전까지 완전체로 훈련할 시간이 많지 않아 제대로 준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