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방탄소년단(BTS)이 21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정규 5집 '아리랑'(ARIRANG) 발매를 기념해 무료 공연 'BTS 컴백 라이브: 아리랑'(BTS THE COMEBACK LIVE|ARIRANG)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전 세계 이목을 집중시킨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신보 ‘아리랑’(ARIRANG)과 역대 국내 개봉작 중 흥행 순위 3위에 올라선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이른바 ‘잭팟’을 터뜨리며 K문화와 역사, 한국적인 것에 대한 관심이 더 커지고 있다. K유산을 기반으로 한 음악·영상 작품이 국내는 물론 해외 시장까지 관통하면서 K컬처를 활용한 문화 콘텐츠 성장이 급속도로 탄력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온라인 콘텐츠 서비스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 패트롤에 따르면, BTS의 ‘BTS 컴백 라이브: 아리랑’(BTS THE COMEBACK LIVE | ARIRANG) 공연 영상은 77개국 넷플릭스 1위에 올랐다. 넷플릭스 영화 부문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한국은 물론 미국, 일본, 영국 등 77개국에서 정상에 BTS가 올라선 셈이다. BTS는 지난 21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BTS 컴백 라이브: 아리랑’을 열고 타이틀곡 ‘스윔’(Swim) 등 정규 5집 ‘아리랑’에 수록된 신곡 무대를 최초 공개했다.
특히 ‘보디 투 보디’(Body to Body) 곡은 민요 아리랑을 비롯해 30초간 꽹과리·태평소·북·장구·가야금 등 한국 전통 악기가 울려 퍼진다. K팝 간판급 아이돌의 컴백곡에 이처럼 짙은 전통 색채가 반영된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타이틀곡 ‘스윔’(SWIM) 앞 곡인 ‘No.29’는 통일신라 시대인 771년에 제작된 국보 성덕대왕신종의 울림을 전하기도 한다. 민요 아리랑 등 전통적인 사운드의 삽입은 단순한 샘플링을 넘어 글로벌 팬들 사이에서도 “K-POP의 정체성이 느껴진다”는 뜨거운 반응이 나오고 있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21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정규 5집 '아리랑'(ARIRANG) 발매를 기념해 무료 공연 'BTS 컴백 라이브: 아리랑'(BTS THE COMEBACK LIVE|ARIRANG)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가장 한국적인 요소를 곡에 녹여내면서도 강렬한 현대적 비트와 어우러지며 새로운 장르를 펼쳐냈다는 것이다. 아리랑과 전통 악기 등 K유산을 신곡 콘셉트 전면에 드러냈다는 게 포인트다. BTS가 경복궁을 배경으로 한 광화문 무대에서 컴백 무대를 펼친 것도 ‘가장 한국적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한국적인 것이 팬심을 관통하면서 보랏빛 열기가 문화유산 현장으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도 커지고 있다.
신보 ‘아리랑’(ARIRANG)에 담긴 종소리는 국립중앙신박물관에서 만날 수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3층 감각전시실 ‘공간_사이’에서는 성덕대왕신종의 소리를 시각·청각·촉각으로 체험할 수 있다. 방탄소년단은 컴백에 앞서 태평양 건너 미국에서 아리랑을 녹음하는 청년들과 일곱 멤버들의 모습을 담은 애니메이션 영상을 공개한 바 있다. 이는 과거 입에서 입으로 전하던 아리랑이 처음 음원으로 기록된 때는 1896년으로 추정된다. 창덕궁 인근 서울우리소리박물관은 원통형 음반을 들을 수 있는 축음기, 1896년 아리랑 녹음본을 옮긴 CD 등의 자료를 소장하고 있다. 국가유산청이 운영하는 ‘국가유산채널’, ‘무형유산 지식새김’ 누리집에서는 지역과 세대를 넘어 이어져 온 다양한 아리랑을 영상으로 만날 수 있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의 흥행에 힘입어 조선 제6대 임금 단종의 유배지인 영월 청령포를 찾는 방문객도 크게 늘고 있다. 연합뉴스
K유산에 대한 열기는 해외 팬들에 국한되지 않는다. 장항준 감독의 ‘왕과 사는 남자’가 역대 국내 개봉작 중 흥행 순위 3위에 올라선 것은 한국의 역사가 강력한 콘텐츠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왕과 사는 남자’는 지난 주말 동안 ‘국제시장’(2014·1425만 명), ‘신과함께-죄와 벌’(2017·1441만 명)의 기록을 연이어 깨고 역대 개봉작 중 3위에 등극했다.
장항준 감독의 첫 1000만 영화인 ‘왕과 사는 남자’는 강원도 영월 청령포로 유배 간 단종 이홍위(박지훈 분)가 촌장 엄흥도(유해진)를 비롯한 마을 사람들과 어우러지며 인생의 마지막 시기를 보내는 이야기를 그렸다. 역사적 기록의 빈틈을 상상력으로 채운 따뜻한 서사와 박지훈, 유해진, 유지태, 전미도 등 주연 배우들의 열연이 세대를 넘어 폭넓은 공감을 얻었다. 강원도 영월의 청령포는 국민 관광지로 거듭났고, 책을 사고 박물관을 찾는 등 단종에 얽힌 역사에 흥미를 갖는 국민도 많아졌다. 이는 새로운 문화 콘텐츠의 기반이 되기도 한다. 강원도 영월군은 4월 24일 예정된 제59회 단종문화제 개막식에서 문화제 주제곡 ‘환생(Rebirth)’을 첫 공개할 예정이다. 영화가 만든 ‘단종 앓이’ 신드롬이 음악으로 새로운 콘텐츠를 연결시키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