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준 부산시장이 23일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부산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삭발하고 있다. 박 시장은 더불어민주당의 외면 속에 2년 가까이 특별법이 상정조차 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연합뉴스
박형준 부산시장이 더불어민주당의 외면 속에 2년 가까이 제대로 된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은 ‘부산 글로벌허브도시 특별법’(이하 부산 글로벌법) 처리를 촉구하며 삭발 투쟁에 나섰다. 박 시장은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 차원의 대응을 요청하는 등 지역 핵심 법안을 둘러싼 대여 공세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부산 글로벌법을 대표 발의한 민주당 전재수 의원도 당 지도부를 만나 법안 처리를 요구하겠다고 나서면서, 장기간 표류해 온 해당 법안이 부산시장 선거를 앞둔 여야 후보 간 핵심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박 시장은 23일 오전 국회를 찾아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을 향해 부산 글로벌법 통과를 촉구한 뒤 삭발을 단행했다. 박 시장의 삭발은 2004년 17대 국회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한 이후 22년만에 처음이다. 박 시장은 “논리와 합리로 정치를 풀어야 한다는 소신이 있어 삭발이나 단식 같은 자해적 정치 행위에 부정적이었지만 이번에는 생각을 달리 했다”며 “아무리 합리성을 갖는 일이라도 정쟁화하는 벽을 마주하면서 독한 마음으로 부딪히지 않으면 한 발짝도 나아갈 수 없다는 것을 절감했다”고 밝혔다.
그는 “같은 지역 발전법인데 전북·강원 특별법은 되고 왜 부산만 안 되느냐. 이것이 부산 차별 아니면 무엇이냐”며 “왜 국가의 미래와 부산의 미래가 걸린 일에 발목을 잡는지 민주당은 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당 정청래 대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윤건영 의원, 전재수 의원을 콕 집어 비판했다.
이날 삭발식에는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정동만 부산시당위원장을 포함해 김대식·김미애·박성훈·백종헌·서지영·정성국·조승환 의원, 부산 시민단체 대표 등이 참석했다.
박 시장은 삭발에 앞서 장 대표를 포함한 당 지도부를 만나 부산 글로벌법 통과를 위한 당 차원의 역할을 요청했다. 장 대표는 부산 글로벌법을 향해 “대한민국의 미래와 관련된 법”이라며 “국민의힘이 법안 처리를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박 시장이 국회를 찾아 삭발 투쟁에 나서는 등 민주당을 향해 법안 통과를 촉구하고 나서자 부산시장에 출마한 전 의원도 즉각 대응에 나섰다. 전 의원은 이날 SNS를 통해 “내일(24일) 오전 9시 10분, 부산 글로벌법과 관련한 원내지도부 면담이 있다”며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으로 이재명 정부의 효능감을 보여드렸다. 부산 글로벌법 통과로 부산에 딱 1명 밖에 없는 민주당 국회의원의 진짜 효능감을 보여드리겠다”고 밝혔다.
지역 여야가 모두 부산 글로벌법 처리를 강조하고 나서면서 그동안 표류해온 법안이 탄력을 받을지 관심이 쏠린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가 전 의원의 원내지도부 면담 직후인 24일 오전 법안심사 제1소위원회 회의를 예고한 만큼, 해당 법안이 실제 논의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부산 글로벌법 통과 여부와 처리 과정을 둘러싼 신경전도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