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사의 갑작스런 분양가 인하 요구, 발 빼기 수순?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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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광안A구역 재개발 사업장
미분양 고려 재조정 필요성 주장
조합측 “받아들일 수 없다” 반발
‘무리한 요구 뒤 철수’ 의혹도

부산 수영구 광안A구역 재개발 사업이 분양가 책정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다. 광안A구역 재개발 사업 조감도. 조합 제공 부산 수영구 광안A구역 재개발 사업이 분양가 책정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다. 광안A구역 재개발 사업 조감도. 조합 제공

우여곡절 끝에 사업이 본궤도에 올랐던 부산 수영구 광안A구역 재개발 사업이 관리처분 총회를 코앞에 둔 상황에서 분양가 책정 관련 의견차로 갈등을 빚으며 삐걱대고 있다. 조합 측에서는 칼자루를 쥔 1군 건설사가 ‘갑’의 횡포를 부리고 있다며 억울해하는 반면, 시공사는 미분양 리스크 최소화를 위해서는 일반분양가를 낮출 수밖에 없고 사업 지연에 따른 비용 증가분은 조합원이 부담해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19일 지역 정비업계에 따르면 광안A구역 재개발조합은 다음 달 5일 관리처분총회를 앞두고 조합원들로부터 서면결의서를 접수하고 있다. 광안3동과 망미1동을 포함하는 광안A구역은 예전 망미2구역으로, 지하 5층~지상 39층 아파트 18개 동, 2550세대로 개발될 계획이다. 지난해 4월 사업시행인가를 받았다.

관리처분계획을 수립하기 위한 총회에서 조합은 최근 시공사인 DL이앤씨 측과 합의한 평(3.3㎡)당 공사비 835만 원을 의결하고, 일반분양가(일분) 평당 3300만 원, 조합원분양가(조분) 평당 1800만 원을 의결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최근 DL이앤씨 측이 일분을 평당 3300만 원에서 2600만 원으로 낮추고, 조분을 평당 1800만 원에서 2400만 원으로 올리는 한편 총회 일정도 재정해줄 것을 요구하자 ‘얼토당토 않은’ 요구라며 반발하고 있다.

광안A구역 재개발조합 관계자는 “지난해 조합원 분양공고를 이 가격으로 냈고, 총회 책자도 다 배포해 이미 200명이 넘는 조합원으로부터 서면결의서를 접수한 상황인데, 갑자기 시공사가 시장 상황을 들며 가격을 후려치려 한다”면서 “일분과 조분이 200만 원 차이 밖에 나지 않는데 조합원들이 어떻게 받아들이겠느냐. 횡포가 계속 되면 시공사 교체라는 배수진을 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면 DL이앤씨 측은 미분양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시장 상황을 고려해 분양가를 재조정할 수밖에 없다고 맞섰다. DL이앤씨 관계자는 “부산을 비롯한 지방의 미분양이 역대 최고에 이를 정도로 좋지 않은 상황에서 조합과 시공사, 실수요자까지 모두 리스크를 줄이려면 결국 서로 조금씩 양보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조합원들이 고급화를 요구했기 때문에 그에 상응해 조합원 분담금이 올라간 측면이 있고, 시공사가 들어오기 전 사업 지연에 따른 비용 부담도 조합원이 지는 게 맞다. 시공사가 부담할 순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또한 일반분양가 3000만 원 이상은 힘들다고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는 것이 시공사측 주장이다. 제시한 분양가는 협상용이 아니라, 마지노선 금액이라는 것이 시공사 입장이기도 하다.

일각에서는 과거 DL이앤씨가 공사비 인상 문제로 갈등을 빚다 결국 조합과 결별했던 부산 해운대구 삼호가든(우동1구역) 사례 등을 들며 다소 무리한 요구를 한 뒤 안 되면 발을 빼려는 수순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솔직히 현재 시장 상황은 시공사에 조합이 끌려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 “시공사를 바꾸게 되면 결국 비용과 시간이 더 늘어나 조합원 부담만 더 커지게 돼 선택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부동산서베이 이영래 대표는 “조합원 분양가를 높임으로써 시공사의 공사비 회수 안정성을 높이고 미분양 리스크를 조합원이 부담하라는 얘기”라면서 “여러 손해를 고려할 때 시공사 해지까지야 가지 않겠지만 협의가 길어지면서 사업 지연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DL이앤씨 시공사 선정은 2015년 이뤄졌다. 하이엔드 브랜드인 아크로가 적용돼 아크로 광안이라는 단지명이 붙을 예정이다.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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