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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변이 확인되면 표적치료제 효과

김병군 기자 gun39@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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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의 유전자 변이를 정확히 알면 면역치료제나 표적치료제를 맞춤형으로 적절히 처방할 수 있다. 기관지내시경 초음파를 이용해 말초폐병변 조직검사를 하고 있는 부산대병원 엄중섭 교수. 부산대병원 제공 환자의 유전자 변이를 정확히 알면 면역치료제나 표적치료제를 맞춤형으로 적절히 처방할 수 있다. 기관지내시경 초음파를 이용해 말초폐병변 조직검사를 하고 있는 부산대병원 엄중섭 교수. 부산대병원 제공

국내 암 사망률 1위가 폐암이다. 발견이 늦기 때문에 치명률이 대단히 높다. 전체 암 사망자의 22.3%를 차지한다. 남성의 경우 암 발생률에서도 폐암이 1위에 올랐다. 위암과 대장암 발생률을 뛰어넘었다.

폐암 발병이 늘어나는 이유와 최신 치료 트렌드를 부산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엄중섭 교수로부터 들어봤다. 엄 교수는 “폐암 환자가 전체적으로는 크게 늘고 있지만 조기 진단 덕분에 3, 4기에 발견되는 환자는 상대적으로 줄고 있다. 최근에 3세대 표적치료제를 우리 기술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는데, 뇌로 전이된 환자에서도 우수한 치료 효과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산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엄중섭 교수가 폐암의 최신 치료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부산대병원 제공 부산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엄중섭 교수가 폐암의 최신 치료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부산대병원 제공

-폐암이 치명적이라고 하는 이유는.

"폐암을 진단받으면 환자는 거짓말 아니냐고 되묻는다. 이렇게 멀쩡한데 폐암 4기 일리가 없다며 믿지 않는다. 증상이 없어 발견이 늦고 치료도 어렵기 때문에 치명적인 것이다. 또 다른 이유는 폐라는 장기는 혈관이나 림프관들이 워낙 많다. 그러다 보니 전이가 빠르고 폐에서 먼 장기로도 잘 퍼지기 때문에 암 중에서도 사망률이 가장 높다."

-폐암 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 진료 환경이 어떻게 달라졌나.

"통계마다 약간 차이는 있지만 폐암 발생률이 기존에 1위를 달리던 갑상선암보다 높아졌다. 폐암은 대개 3, 4기에 진단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는데 검진 기술이 발달하면서 1, 2기에서 조기 진단되는 환자가 많아졌다. 폐암은 1, 2기와 3기 초반에 해당할 때 수술이 가능하다. 10년 전에는 폐암 환자의 20~30% 정도만 수술을 했다. 그러나 지금은 환자의 약 50%가 수술을 할 수 있게 됐다. 고령 환자가 늘어난 것도 달라진 진료 환경이다. 과거에는 암이 있는 줄도 모르고 지내다가 사망한 경우도 많았는데 이제는 90대 환자가 외래로 오곤 한다."

-폐암 조기 진단 환자가 어느 정도 증가했나.

"추측하건데 1, 2기 환자는 전체 환자의 약 40% 정도 될 것으로 보인다. 1, 2기는 통상 수술 치료를 진행하지만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94세 환자가 1기에 진단됐다고 하면, 고령이기 때문에 치료는 최소화하고 예후를 지켜보는 경우도 많다. 환자의 연령, 기대 수명, 전신 상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판단해야 한다. 80대 초반 환자까지는 수술을 하는 편이다."

-최근에는 비흡연자 폐암도 많아지고 있다. 비흡연자가 폐암에 걸리는 이유는.

"비흡연 여성 폐암 환자의 경우 남편이 흡연자인 경우가 많다. 간접흡연 외에도 라돈 가스, 미세먼지 등 환경적 유전적 요인들도 있다. 폐암은 고령자가 흔하게 걸리는 암인데도 비흡연자인 20대 환자도 있다. 이런 경우 유전적 요인이 발병 원인일 것이라고 추측해 볼 수 있다. 환자 본인의 몸에서 나타난 유전자 돌연변이 때문에 폐암이 생기는 것이다. 고온에서 기름 요리를 많이 하는 분들에게서 폐암이 잘 생긴다는 보고도 있는데 인과관계가 아직 명확하지는 않다."

-폐암 진단에서 유전자 돌연변이를 확인하는 것이 왜 중요하나.

"폐암은 세포 크기가 작은 소세포폐암, 비교적 세포 크기가 작지 않은 비소세포폐암으로 분류된다. 소세포폐암은 전체 폐암의 약 15%를 차지하고 진행 속도가 굉장히 빨라 적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3~6개월 내에 사망한다. 비소세포폐암은 선암과 편평상피세포암, 대세포암으로 나뉘는데 선암의 약 50%에서 유전자 돌연변이가 나타난다. 편평상피세포암에서는 5~10% 정도 나타난다. 유전자 돌연변이가 확인되면 변이에 맞는 표적치료제를 사용할 수 있다. 수술이 제한적이거나 불가능한 3, 4기 환자의 항암 치료는 유전자 돌연변이를 정확하게 찾아내고 그에 맞게 치료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치료 성적이 여기서 갈린다."

-혈액 생검을 통한 유전자 변이 검사의 효과는.

"몸속 혈액에는 아주 다양한 유전자 정보들이 있다. 정상 세포의 DNA 조각들도 있지만 암세포의 DNA 조각들이 혈액으로 유입되기도 한다. 혈액 생검 과정에서 원심 분리기를 돌려 DNA 성분만 추출해 유전자 정보를 살핀다. 별도로 조직을 검사할 필요가 없이 혈액 검사만으로도 10명 중 7~8명 정도는 유전자 정보를 정확히 알아내는 수준에 이르렀다. 어떤 환자에게서 어떤 유전자 변이가 나올 것 같다는 예측 정보를 토대로 표적치료제를 처방해서 효과를 보는 경우가 늘고 있다. 암을 치료하는 의사로서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다."

-유전자 돌연변이는 어떤 게 있나.

"유전자 변이 중 제일 흔한 게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 변이이다. 같은 비소세포폐암이라도 EGFR 돌연변이, ALK 돌연변이, KRAS 돌연변이 등 유전자 변이의 종류에 따라 접근이 다르다. 폐암에서 가장 흔한 EGFR 변이는 선암의 약 40%에서 발현하고 특히 동양인에게 더 많이 나타난다."

-폐암 검진 주기는 어느 정도가 적당하나.

"흡연자는 매년 한 번씩 저선량 CT 검사를 권고하고 있다. 비흡연자는 정확한 권고 지침이 없다. 개인적 소견으로는 담배를 많이 피우지 않거나 비흡연자는 50세 이상부터 2년에 한 번 주기로 저선량 CT 검사를 받아보는 게 도움이 될 것이다."

-폐암 3, 4기 환자 치료는 어떻게 하나.

"보통 3, 4기는 항암 치료를 하는 경우가 많다. 3기는 수술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항암 치료로 종양 크기를 조절한 후에 수술하기도 한다. 면역치료제를 먼저 사용한 후 수술을 하거나 면역치료제와 방사선 치료를 병행하는 치료법도 있다. 항암 치료의 핵심은 맞춤형 치료다. 환자에 따라 면역치료제가 효과적인 경우가 있고, 표적치료제가 아주 효과적인 경우도 있다. 두 계열 모두 효과가 애매한 환자도 있다. 이를 사전에 잘 판별하기 위해서는 유전자 검사를 통해 환자의 유전자 변이를 정확하게 아는 것이 중요하다. 유전자 변이가 없다면 표적치료제가 효과적이지 않기 때문에 면역치료제의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PDL-1 검사를 실시하기도 한다."

-국내에서 개발된 3세대 표적치료제의 효과는.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표적치료제로 개발된 것이 레이저티닙이다. 국내 기술력으로 개발됐는데 외국 약제만큼 좋은 효과와 안전성을 보인다.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임상 데이터도 많고 뇌로 원격전이된 환자에게도 우수한 효과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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