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가 ‘명심(이재명 전 대표의 의중) 경쟁’ 양상을 보이면서 ‘민심’과 다른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재명 전 대표의 경쟁자로 나선 김두관 전 의원은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지지자까지 배제한 전당대회 여론조사에 대해 민심을 담지 못한다며 반발했다. 그러나 친명계에선 민심과 당심의 차이에 대해 “자연스런 현상”이라는 주장을 폈다.
이 전 대표가 ‘대세론’을 만들고 최고위원 후보까지 ‘친명 일색’으로 채운 민주당 전당대회는 여론의 관심을 끌지 못하는 모습이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1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민주당 전당대회가 ‘노잼(재미없다)’이라는 지적에 대해 “부분적으로 동의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람직하기는 김두관 후보가 한 30% 가져가면 더 재미있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민주당 전당대회 룰에 따르면 김 전 의원이 30%를 받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전 대표 지지 성향이 강한 ‘민주 당원’의 전당대회 득표 반영 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김 전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 ‘함인경의 아침저널’ 인터뷰에서 “당에서 역선택을 우려해서 민주당 지지층과 무당층만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한다”면서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등 군소정당까지 배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전 의원은 “(당심과 민심의) 간극을 어떻게 메꾸느냐에 민주당의 미래가 달려있다”면서 “당 지지율을 50%까지 끌어올려야 2년 후에 있는 지방선거, 또 3년 후에 있는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기 때문에 당심과 민심이 같이 갈 수 있도록 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당심과 민심의 간극에 대해 친명계에선 “굉장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주장을 폈다. 강성 친명계인 민형배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전격시사’ 인터뷰에서 “민주당을 지지하지 않는 분들은 이 전 대표의 연임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이유가 거의 없다”고 강조했다. 민 의원의 말은 이 전 대표 연임을 반대하는 사람을 포함한 조사와 당 지지자 조사와의 차이는 당연하다는 분석이지만 당원이 아닌 ‘일반 국민’ 의견을 반영하지 않아도 좋다는 주장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민 의원은 전당대회가 친명 일색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민주당 최대 최고의 정치적 자산은 이재명”이라며 “민주당의 정체성과 이재명이 동조화가 돼 있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재명과 결을 같이하고 호흡이 맞는 분이 지도부를 구성하는 게 너무 당연한 것 아니냐”면서 “친이재명은 민주당의 정체성과 잘 어울리는 부분이기 때문에 이것을 문제 삼는 것은 그냥 (민주당을) 공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친명계는 이 전 대표의 종합부동산세 개편 발언으로 불거진 노선 논란에 대해서도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박지원 의원은 이와 관련 “이 전 대표가 외연 확장을 위해서 잘 가고 있다”면서 “김두관 후보가 민주당 정체성은 이것(종부세 개편)이 아니라고 하면서 고유 지지 세력을 합쳐가는” 것이 당을 위해 좋다고 주장했다. 이는 ‘당심’에 특화된 이 전 대표가 종부세 개편 등의 주장으로 ‘중도 확장’에 나서고 김 전 의원은 ‘좌클릭’을 통해 당 지지층의 이탈을 막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런 역할 분담은 결국 김 전 의원이 이 전 대표의 연임을 위한 ‘보조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주장이어서 ‘이재명 대세론’과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