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우원식 국회의장의 ‘방송법 중재안’을 사실상 거부했다. 우 의장의 중재안은 ‘범국민협의체’를 구성해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을 논의하자는 내용이었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19일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문재인 정부에서도 현행법에 따라 (이사가) 임명돼왔다”며 “공영방송 이사진 선임 일정 중단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우 의장은 중재안을 내면서 야당에는 ‘방송4법’ 입법 보류를, 정부와 여당에는 공영방송 이사진 교체 작업 중단을 요구한 바 있다.
추 원내대표는 “행정부의 인사 권한일 뿐 아니라 지난 더불어민주당 정권하에서 집행돼온 규정”이라며 “규정대로 현재 선임 절차가 진행되고 있기에 계획대로 진행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민주당을 향해서는 “방송장악 4법 입법 과정을 중단하고, 방송통신위원장 탄핵 추진 논의도 중단하라”며 “우 의장 제안을 있는 그대로 받아서 꼭 실천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추 원내대표는 더 나아가 우 의장에게 “방통위원 후보 추천이 중단돼있으니 국회 추천 몫인 후보자를 빨리 추천해야 한다”며 “야당에서 빨리 후보가 추천될 수 있도록 촉구해달라”고 요구했다. 우 의장이 제안한 범국민협의체에 대해선 “국회의장 직속으로,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위원회 구성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여기에는 여야가 동수로 전문가를 추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 의장은 여야에 오는 24일까지 자신의 제안에 대해 답을 달라고 요구한 바 있다. 민주당은 지난 18일 “24일까지 다른 요구를 하지 않고 (여당의 입장을) 기다릴 예정”이라며 일단 중재안 수용 입장을 밝혔다. 다만, 여당의 입장과 무관하게 본회의는 25일 개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여당이 중재안을 거부함에 따라 25일 본회의가 열리면 방송 4법이 야당 단독으로 처리될 가능성이 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본회의에서 방송 4법과 ‘노란봉투법’ 등의 처리를 시도한다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로 대응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