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나 사발렌카(세계 2위·벨라루스)가 US오픈 테니스 대회(총상금 7500만 달러·약 1000억 원) 여자 단식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 의 여자 복식 우승 트로피는 류드밀라 키체노크(우크라이나)-옐레나 오스타펜코(라트비아) 조에게 돌아갔다.
사발렌카는 8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의 빌리 진 킹 내셔널 테니스 센터에서 열린 대회 13일째 여자 단식 결승에서 제시카 페굴라(세계 6위·미국)를 2-0(7-5 7-5)으로 꺾고 승리를 거뒀다. 사발렌카는 첫 세트에서 5-2로 앞서 있다가 5-5로 동점을 허용했고, 이어진 자신의 서브 게임에서도 브레이크 포인트 위기를 맞았다. 네 번의 듀스 끝에 서브 게임을 지켜내며 위기를 넘긴 사발렌카는, 곧바로 페굴라의 서브 게임을 네 번의 듀스 끝에 브레이크하며 첫 세트를 가져갔다.
사발렌카는 첫 세트의 기세를 이어가며 두 번째 세트에서도 게임 스코어 3-0으로 앞서갔으나, 페굴라가 3-3까지 추격했다. 이어 페굴라가 5-3으로 리드를 잡았으나, 사발렌카가 연달아 페굴라의 서브 게임을 두 번 브레이크하며 두 번째 세트도 7-5로 끝냈다. 마지막 페굴라의 샷이 라인 밖으로 나가자, 사발렌카는 코트에 누워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공격적인 플레이를 선보인 사발렌카는 이날 경기에서 40-17로 공격 성공 횟수에서 페굴라를 압도했다. 사발렌카는 “이 아름다운 우승 트로피를 갖는 날을 항상 꿈꿔왔다”며 “평소 이런 말을 잘 하지 않지만 나 자신이 자랑스럽다”고 감격을 전했다.
어머니(킴 페굴라)가 1974년 서울에서 미국으로 입양된 페굴라는 자신을 ‘하프 코리안’이라고 소개한 적이 있다. 사발렌카는 세계 랭킹 2위를 유지한 반면, 페굴라는 다음 주 세계 랭킹 3위로 올라설 예정이다.
사발렌카는 올해 호주오픈에서 우승한 데 이어 개인 통산 세 번째 메이저 타이틀을 획득했다. 지난해 US오픈에서는 준우승에 그쳤던 사발렌카는 이번 우승으로 360만 달러(약 48억 2000만 원)의 상금을 받게 됐다. 사발렌카는 이번 우승으로 2016년 안젤리크 케르버(독일) 이후 8년 만에 하드코트 메이저 대회인 호주오픈과 US오픈 여자 단식을 한 해에 모두 석권한 선수가 됐다.
사발렌카는 2022년 이가 시비옹테크(세계 1위·폴란드) 이후 2년 만에 한 해에 메이저 대회 단식에서 두 번 이상 우승하는 기록을 세웠다. 2023년 호주오픈에서도 우승한 사발렌카는 현역 선수 중 메이저 단식 최다 우승 4위(3회)에 올랐다. 현역 최다 우승은 비너스 윌리엄스(세계 833위·미국)로 7번이며, 그 뒤를 시비옹테크(5회), 오사카 나오미(4회·일본)가 잇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7일(한국시간) 열린 US오픈 대회의 여자 복식 결승에서 류드밀라 키체노크(우크라이나)-옐레나 오스타펜코(라트비아) 조가 크리스티나 믈라데노비치(프랑스)-장솨이(중국) 조를 2-0(6-4 6-3)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키체노크와 오스타펜코는 우승 상금 75만 달러(약 10억 원)를 나눠 갖는다.
복식 세계 랭킹 17위인 키체노크는 올해 호주오픈 여자 복식 준우승, 지난해 윔블던 혼합 복식에서 정상에 오른 바 있다. 그는 원래 이번 US오픈 기간 중 결혼할 예정이었다. 결혼 상대는 복식 파트너 오스타펜코의 코치인 스타스 크마르스키다. 약 1년 전 약혼한 크마르스키와 키체노크는 4일 미국 뉴욕에서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었으나, 그날 복식 준결승을 치르게 되어 결혼식을 미뤄야 했다. 키체노크는 "언젠가는 결혼식을 할 것"이라며, "아마 라스베이거스나 유럽 어딘가에서 할 것 같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