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준 부산시장은 10일 "지역에 '준(準) 연방제' 수준의 권한과 예산 등 자주권을 주는 쪽으로 개헌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2024 시도지사 정책콘퍼런스'에서 '균형발전과 지속가능한 대한민국'이라는 주제로 기조 발표를 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박 시장은 "지역이 스스로 권한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필요한 혁신거점을 만들어주는 전략"을 언급하면서 이를 위해 '준연방제 개헌'을 제시했다. 또 "개헌이 아니면 특별법 형태로라도 지역의 몸부림을 담을 자생적 발전 구조를 만들고, 새로운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박 시장은 "대한민국이 살아나려면 서울·수도권의 혁신거점만으로는 국민들을 먹여 살릴 수 없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혁신 거점을 지역에 확실하게 구축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이날 수도권 비대화가 심각한 국가와 균형발전을 이룬 국가를 각각 '아귀 모델'과 '고래 모델'로 비유했다.
박 시장은 "프랑스, 일본 등은 수도권이 엄청나게 비대한 '아귀 모델' 국가"라면서 "그 중에서도 가장 크고 못생긴 아귀 모델이 바로 대한민국"이라고 언급했다.
또 수도권과 지방이 골고루 균형있게 발전한 미국, 네덜란드, 독일 등을 '고래 모델' 국가로 예로 들었다.
박 시장은 "대한민국은 특히 강남과 비강남으로 나뉘어지는 아귀모델"이라며 "이 구조가 워낙 강해서 블랙홀 현상이 발생해 대한민국의 성장 잠재력을 약화시키고, 격차를 심화시킨다"고 진단했다.
특히 "한국은행 조사에 따르면 수도권 비대화의 가장 큰 원인이 78.5%에 달하는 청년들의 서울 유입"이라며 "그럼에도 서울에 온 청년들의 행복도는 전국 최하위 수준"이라고 했다.
이어 "청년들이 결혼을 빨리 할 수 없고, 아이를 낳을 수 없는 초과밀·초경쟁·초스트레스라는 '생물학적 복수'를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결국 수도권 일극주의가 해소하면 초저출산 문제도 해소될 것"이라며 "혁신거점 중심의 전략을 펼치고, 이 혁신거점의 숫자가 늘어난 만큼 나라가 부강해지고 균형발전을 통해 삶의 질이 좋아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