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이후 방치된 부산 남구 우암동 옛 부산외대 부지 개발안이 시의회를 거쳐 확정됐다. 사업자가 계획했던 ‘해양치유센터’ 대신 시민을 위한 ‘문화복합센터’가 건립되고, 공동주택용지에는 당초 안대로 2458세대 규모의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선다.
11일 부산시와 우암개발PFV 등에 따르면 부산시의회 해양도시안전위원회는 지난 9일 ‘옛 부산외대 부지 공공기여 협상 의견 청취안’을 원안 채택하고 개발안을 확정했다.
시에 따르면 사업자인 우암개발PFV가 본협상 과정에서 제시했던 해양치유센터는 문화복합센터로 변경된다. 당초 계획안에는 외대 부지 내 복합용지 8487㎡에 해양치유센터를 건립해 수중 노르딕 워킹과 수압 마사지 등을 즐길 수 있는 체험형 관광 명소로 육성하고자 했다. 하지만 시의회와 협의 과정에서 시민을 위한 문화 공간의 필요성이 대두됐고, 논의를 거쳐 시와 사업자는 기존 계획을 취소하고 문화복합센터를 짓기로 했다.
시에 따르면 이 센터에는 지역 주민들을 위한 각종 행사를 주관하는 문화원, 소규모 공연장, 공공형 키즈카페, 체육 특화형 ‘들락날락’ 등이 조성된다. 들락날락은 ‘15분 도시’ 구현을 위한 부산형 어린이 복합문화공간이다.
또 협상 과정에서 공공기여액은 기존 1116억 원에서 1254억 원으로 138억 원이 늘었다. 시가 자연녹지를 추가로 준주거지로 변경해 주는 데 따른 것이다.
전략산업용지 1만 2000㎡에는 바이오 랩 허브가 추진된다. 부산시 첨단의료산업과가 제안한 시설로, 생명공학 데이터센터와 개방형 실험실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공동주택용지에는 지하 3층~지상 49층, 12개 동, 2458세대 규모의 주거시설이 들어선다.
개발안이 확정되면서 10년째 표류하던 옛 부산외대 개발 사업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 부지는 대학이 떠난 이후 방치된 탓에 슬럼화가 진행됐고, 인근 상권은 크게 위축됐다. 앞으로 지구단위계획이 결정되고 주택사업승인 절차가 완료되면 분양과 착공이 이뤄질 전망이다. 완공 목표는 2030년이다.
그간 옛 부산외대 부지 개발이 지지부진했던 건 공공성 확보에 대한 민관의 이견이 쉽사리 좁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업자는 신속한 사업 추진을 위해 올 초 수정안을 마련하면서 공공성을 확보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우암개발PFV 관계자는 “오랫동안 슬럼화가 진행된 지역이라 조속한 개발을 바라는 인근 주민들의 바람이 큰 부지”라며 “부지 내 들어서는 문화복합센터가 시민들의 실질적인 문화·복지 향상에 기여할 수 있도록 개발 과정에서 공공기여 부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