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장상윤 사회수석비서관은 4일 의정 갈등의 핵심인 의대 정원 증원과 관련, “정부가 과학적 근거를 따져서 내놓은 2000명 증원이 오답이라면 1500명이든, 1000명이든 새로운 답을 내 달라”고 의료계에 요청했다.
장 수석은 이날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최근 의료계가 2025년도 의대 증원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2026년도 감원을 보장하라고 요구한 데 대해 “그게 제시가 되면 원점에서 테이블에 올려놓고 같이 계산해 보자”며 이같이 답했다. 그러면서 “앞서 정부가 제시한 의사 인력 수급 추계위원회도 과반수 위원을 의료계로부터 추천 받아서 아주 공정하게 정원을 계산해 볼 준비가 돼 있다는 메시지”라고 말했다.
그러나 장 수석은 2025학년도 정원 문제에 대해선 “수시 입시가 진행 중이고, 대입 절차가 상당 부분 들어가 있기 때문에 의제 논의와 별개로 이미 사실상 활시위를 떠났다”며 “입시 절차에서 벌어지는 혼란은 굉장히 큰 파장이 있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언급하는 것조차 사실은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2025학년도 정원 문제는 더 이상 협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한 것이다. 그는 “되지도 않을 이야기를 의제로 올리고 생각하는 척하면서 대화의 장으로 끌어들이는 건 상대방의 불신을 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25학년도 정원 문제를 포함해 여야의정 협의체에서 의제 제한 없이 논의해보자는 한동훈 대표 등 여당 지도부의 입장에는 분명하게 선을 그은 것이다.
장 수석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최근 전공의에게 “안타깝고 미안하다”며 처음으로 사과한 데 대해서도 “저희가 정책을 잘못했다거나, 그 전 과정에 뭐가 문제가 있었다거나 그런 게 아니라 현재 상황이 굉장히 안타깝다는 하나의 심정을 표현한 것”이라고 말했다.
장 수석은 최근 서울대 의대가 의대생 ‘동맹 휴학’을 승인한 데 대해서는 “이렇게 집단으로 개별 사유 없이 무작정 휴학하겠다고 하는 건 휴학이 아니다”라며 “의대생들이 돌아오지 않는 걸 기정사실로 하는 건 교육자로서 할 일이 아니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의대생 교육 공백에 대한 대비책으로는 “학생들이 돌아오기만 하면 그동안 공백을 메울 수 있는 방안이 제시돼 있지만, 그런데도 시간이 많이 흘러가고 있기 때문에 그다음 방안으로 비상적인 방안이 없을까 고민하고 있다”며 “조만간 교육 당국에서 내용을 수렴해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