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농구 부산 BNK가 아산 우리은행과의 1, 2위 맞대결에서 승리하며 단독 선두 체제를 굳혔다.
부산 BNK는 4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하나은행 2024-2025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홈 경기에서 양 팀 최다 26득점을 쓸어 담은 이소희를 앞세워 우리은행에 69-50으로 크게 이겼다.
이날 승리로 시즌 9승 2패가 된 선두 BNK는 공동 2위(7승 4패) 우리은행, 용인 삼성생명과 격차를 2경기로 벌렸다. 3라운드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한 BNK는 우승후보다운 면모를 과시하며 상승세를 이어나갔다.
또 우리은행과 시즌 상대 전적에서도 2승 1패로 앞서 나갔다. BNK는 2019-2020시즌 팀을 창단한 이후 우리은행과 맞대결에서 10승 22패로 열세를 보였으나 이날 처음으로 19점 차 승리를 챙겼다. 이번 시즌 1라운드 맞대결에서도 16점 차(70-54)로 이겼고, 2라운드에서는 연장 접전 끝에 2점 차(66-68)로 아깝게 패한 바 있다. 3라운드 승리는 앞으로 우리은행과 승부에서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반전의 계기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반면 우리은행은 삼성생명에 공동 2위를 허용하며 반 계단 내려앉았다.
이날 엎치락뒤치락하던 승부는 3쿼터 중반 들어서야 갈리기 시작했다. BNK는 5분여가 지나자 안혜지의 페인트존 2점과 이소희의 3점을 엮어 45-40으로 앞서 나갔다.
1분 40여 초에는 BNK 김소니아가 좌중간에서 다소 불안정해 보이는 슛동작으로 행운의 3점포를 꽂아 넣더니 곧이어 얻어낸 자유투도 성공시켜 54-44, 10점 차로 격차를 벌렸다. 다급해진 우리은행은 추격해야 할 4쿼터에서 단 2득점에 그치는 무기력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반면 BNK는 이소희의 3점과 안혜지의 득점 등으로 맹공을 이어갔고, 승부는 그대로 굳어졌다.
이날 이소희가 올 시즌 개인 최다 26점을 넣으며 BNK의 승리에 앞장섰다. 이소희는 올 시즌 11경기에서 팀 내 최고인 평균 13.27득점을 책임지며 리그 득점 부문 4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또 이날 18점 11리바운드로 ‘더블 더블’을 기록한 김소니아의 활약도 빛났다. 베테랑 박혜진도 개인 통산 500번째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며 팀의 중심 역할을 톡톡히 했다.
우리은행에선 1, 2라운드 MVP 김단비가 17점으로 분투했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우리은행은 올 시즌까지 개인 통산 8번째 올스타 팬 투표 1위를 차지한 김단비가 팀의 주포로 활약하고 있고, 포워드 김예진과 이명관이 내외곽에서 꾸준히 득점을 올리고 있다. 김단비는 올 시즌 11경기에서 평균 23.09득점을 기록하며 리그 득점 부문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다. 올 시즌 평균 20점대 득점을 올리고 있는 선수는 김단비가 유일하다.
따라서 BNK는 이날 이 세 선수를 봉쇄하는 데 주력했고, 대승의 밑바탕에는 변화된 수비가 있었다. 2라운드에서 김단비를 막는 수비 역할을 박혜진에게 맡겼는데 김단비에게만 30점을 내준 게 패인이었다.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은 당시 승리한 뒤 “김단비가 중심을 잡아주며, 30점을 넣어 이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단비는 우리은행뿐 아니라 현재 한국 여자프로농구 최고의 득점원이다.
BNK 박정은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여러 가지 수비 변화를 준비했다. 김단비를 1 대 1로 수비했는데 그 부분에서 변화를 줬다”며 “여러 가지를 바꿔보려고 한다. 매치를 바꿀 수 있고, 도움 수비도 있고, 여러 가지 수비의 변화가 있을 예정이다. 처음에는 1 대 1로 막고 나머지를 봉쇄하는 느낌인데 체력으로 괴롭히는 것보다 뻑뻑함을 주는 수비 변화를 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날 BNK는 우선 김소니아에게 1 대 1로 김단비를 수비하도록 했다. 매치업이 바뀔 땐 2명을 넘어 3명까지도 김단비를 에워쌌다. 또 지역 방어를 활용하며 김단비가 골밑으로 들어오는 걸 원천 봉쇄하기도 했다.
박정은 감독은 이날 승리한 뒤 “선수들이 (준비한 수비를) 잘 이행했다. 수비의 변화가 있을 때 선수들이 집중했다”며 “승부처에서 리바운드를 하려는 자세 등이 좋아 김단비의 득점을 줄일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BNK는 6일 오후 7시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청주 KB와 3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한편 개막 4연패 뒤 7연승을 질주하고 있는 삼성생명의 기세가 BNK의 선두 질주를 위협할 정도로 강해졌다.
삼성생명은 지난 2일 부천 하나은행전에서 67-48로 승리하며 거침없는 연승 행진을 펼치고 있다. 심성생명은 이날 강유림이 3점슛 3개를 포함해 15점 6리바운드, 키아나 스미스가 3점포 3개를 포함해 13점 6리바운드, 조수아가 14점으로 펄펄 날며 10년 만의 7연승에 기여했다.
삼성생명은 지난달 30일 BNK와 2라운드 경기에서도 80-55로 대승해 3강으로서의 위용을 뽐낸 바 있다. 이날은 이해란이 30분 52초 동안 21점 4리바운드로 경기 최다 득점자가 됐고, 야투 성공률도 57%(8/14)에 달했다. 또 스미스(15점)와 배혜윤(13점 8리바운드) 등 주전들의 활약도 빛났다. 특히 배혜윤은 팀 내에서 가장 많은 평균 12.82득점을 올리며 이 부문 리그 6위를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