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유산청은 26일 '부산 범어사 대웅전 벽화'와 함께 '분청사기 음각선어문 편병', '부안 내소사 대웅보전 관음보살 벽화' 등 총 5건의 문화유산을 보물로 지정했다. 사진은 '부산 범어사 대웅전 벽화' 중 약사여래삼존도. 범어사 제공
범어사 대웅전 벽화(아미타여래삼존도). 범어사 제공
속보=부산 범어사 대웅전 벽화 4점이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로 지정, 확정됐다. 이로써 범어사는 국가지정문화유산 국보 1건, 보물 8건, 국가등록문화유산 1건을 소유하게 됐다.
국가유산청은 지난 26일 자로 △부산 범어사 대웅전 벽화 △분청사기 음각선어문 편병 △부안 내소사 대웅보전 관음보살 벽화 △완주 위봉사 목조관음보살입상 및 지장보살입상 △여수 흥국사 제석천·천룡도 총 5건을 보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국가유산청은 지난 4월 30일 자로 범어사 대웅전 벽화 4점을 국가지정문화유산(보물)으로 지정 예고(부산일보 5월 4일 자 8면 보도)했다.
범어사 대웅전 벽화는 대웅전 내부 동·서쪽 벽에 그려진 불화 4점으로, 삼불 신앙의 세계가 어떻게 구현됐는지 보여주는 그림이다. 삼불 신앙은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이후 황폐해진 불교를 재건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전통으로, 석가여래를 본존으로 두고 양옆에 약사여래와 아미타여래를 배치한다. 대웅전의 옆문 위쪽에는 관음보살도 벽화와 달마·혜가단비도 벽화가 각각 있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삼불 세계를 구현한 벽화와 관음보살·달마대사 벽화가 한 공간 안에 구현된 사례는 범어사 대웅전이 유일하다”고 설명했다. 금정총림 범어사 주지 정오 스님은 “범어사 대웅전 벽화는 조선 후기 불교 신앙과 미술이 집약된 상징적인 작품”이라며 “이번 지정으로 범어사 대웅전은 건물, 봉안된 불상, 벽화가 각각 보물로 평가받는 온전한 보물의 전당이 되었다”고 기뻐했다.
15∼16세기경 전라 지역에서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분청사기 음각선어문 편병’은 오랜 시간 타지를 떠돌다 돌아온 사연으로도 주목받았다. 일제강점기였던 1930년대 일본 소장가가 구입해 반출했으며, 이후 다른 유명 컬렉터가 소장하다 2018년 크리스티 뉴욕 경매에서 분청사기 역대 최고가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 편병은 한쪽에는 물살을 헤엄치는 듯한 물고기 한 마리가, 다른 쪽에는 여러 선이 어우러진 기하학적 문양, 이른바 선문(線文·줄로 이루어진 무늬)이 남아 있다.
부안 내소사 대웅보전 관음보살 벽화는 대웅보전의 후불벽(後佛壁) 뒷벽에 그려진 작품으로, 백의(白衣)를 걸친 관음보살 모습을 표현했다. 당시 유행했던 불화 도상과 양식을 담고 있어 학술 가치가 크다. 완주 위봉사의 목조관음보살입상과 지장보살입상은 1989년 도난당한 뒤 2016년 다시 찾은 불교유산으로, 불교 조각사 연구에서 중요한 자료로 여겨진다. 여수 흥국사 제석천·천룡도는 제석천도(帝釋天圖)와 천룡도(天龍圖)가 쌍을 이루며, 18세기에 활동한 화승 의겸 화파를 연구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한편, 범어사 성보박물관은 범어사 대웅전 벽화와 관련된 공동 학술대회를 개최한 데 이어, 오는 7월 12일 오전 10시 범어사 선문화관 1층 대강당에서는 보물 지정 기념 학술강연 ‘범어사 대웅전 벽에 펼쳐진 불교 세계관’(강사 박은경 동아대 명예교수)을 진행하는 등 후속 사업을 이어 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