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강서구 에코델타시티와 그린데이터센터 집적단지 일대. 김경현 기자 view@
부산시가 RE100 산업단지를 통해 인공지능(AI)과 재생에너지를 결합한 국가 물류 거점을 만든다면 지역 제조업의 기후 무역장벽에 대응하고 첨단산업 유치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부산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부산시 RE100 산업단지 조성 방안’ 보고서에서 에코델타시티를 포함한 서부산권의 기존 산단을 부산의 RE100 산단 후보지로 꼽고, 기대 효과와 부산시의 과제를 이와 같이 제안했다고 12일 밝혔다.
RE100 산업단지란 필요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공급하는 산단이다. 정부는 ‘재생에너지자립도시 조성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과 함께 국내 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RE100 산단 조성을 국정 과제로 설정했다.
국내에서는 전북 새만금과 전남 일대 무안반도, 영광, 광양만권, 진도·완도와 분산에너지 특구로 지정된 해남 솔라시도, SK가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함께 AI 데이터센터를 구축 중인 울산 미포산단 등이 유망 후보지로 꼽힌다.
보고서는 부산에서는 재생에너지 보급 비중과 산업 수요, 전력망과 주민 수용성, 교통망 등을 고려해 에코델타시티 첨단산업단지를 포함한 서부산권의 산단 권역이 RE100 산단 후보지로 유망하다고 분석했다.
이 지역은 공항과 부산신항, 철도가 연계된 트라이포트 물류 허브로, 분산에너지 특구와 겹치는 데다 데이터센터 집적단지가 들어설 에코델타시티 첨단산단과 인접해 RE100 수요가 높은 첨단기업 유치에 유리하다.
이중에서도 동북강서 권역(국제사업물류도시·생곡·미음산단)은 데이터센터 산업 수요와 대규모 태양광 보급 계획이, 남강서 권역(녹산·신호·화전산단)은 온실가스 배출권 할당대상 기업인 철강·금속 기업이 모여있는 점이 장점으로 분석됐다. 서부산스마트밸리(옛 신평·장림산단)는 추진 중이거나 허가 신청 단계인 해상풍력이 실현될 경우 재생에너지 보급 비중이 144%에 달한다.
기존 산단을 RE100로 전환하려면 전력망 혁신과 첨단기술 융합을 포함하는 복합적인 전략이 요구된다. 입주기업들이 RE100 협의체를 구성해 공동 전력 조달 등을 추진하고, 정부와 부산시는 세제 혜택을 비롯한 인센티브를 제공해 기업 간 협력을 유도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신규 산단은 설계 단계부터 RE100 산단으로 방향을 설정해 전력 다소비 앵커기업을 유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최근 그린벨트 해제로 확보해 전략산업 거점을 계획 중인 제2에코델타시티, 트라이포트 복합물류지구, 해운대 첨단사이언스파크가 해당된다.
보고서는 부산시가 RE100 산단 조성에 의지를 갖고 정부의 K해양강국 정책, 가덕신공항 건설과 연계해 AI 기반 재생에너지 모델로 국가 물류 허브로 도약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합 지원 플랫폼과 설비 지원 등 인센티브 마련도 필요하다.
연구책임을 맡은 부산연구원 남호석 환경·안전연구실장은 “RE100 산단 조성을 통해 부산시 제조기업의 수출에 미치는 악영향을 완화하고, 첨단산업 투자와 해외 기업의 국내 복귀를 촉진할 수 있다”며 “신산업 기업 유입으로 일자리가 늘고, 제조업 중심 단지를 지속 가능한 산업혁신 클러스터로 전환해 지역 산업의 다양성을 확대하는 효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