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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한일 아리랑 레이스 참관기] 바람과 20시간 싸움 끝에 대한해협 건너는 요트

남태우 선임기자 le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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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아리랑레이스에 참가한 한일 두 나라 요트들이 지난 1일 대한해협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2019 아리랑레이스에 참가한 한일 두 나라 요트들이 지난 1일 대한해협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지난 1일 낮 12시 무렵 일본 후쿠오카시 오도항 앞바다. 요트 10여 척이 떠 있었다. 바람은 거의 불지 않고 파도도 잔잔했다. 부산요트협회 김정철 부회장은 아쉬운 표정이었다. “다소 힘든 레이스가 될 것 같네요.”

1973년 일본 측 제안으로 시작

2년에 한 번씩 열려 올 24회째

부산·후쿠오카, 돌아가며 출발

1일 낮 12시 10여 척 레이스

수영만에 18시간 항해 후 도착

부산요트협회와 후쿠오카요트협회 공동주최로 ‘2019 한일 아리랑 레이스’가 열리는 현장. 요트를 몰고 후쿠오카를 출발해 대한해협을 건너 부산 수영만요트경기장까지 가는 대회다. 1973년 일본 측 제안으로 시작, 2년에 한 번씩 열리기 때문에 올해로 24회째다. 한 해는 부산에서, 다음 해에는 후쿠오카에서 출발한다.

독도를 둘러싼 영토 갈등과 최근 외교 갈등도 이들의 항해를 막지 못한다. 요트로 맺어진 두 도시의 우정은 푸른 대한해협만큼이나 깊다.

오후 1시. 대회가 시작됐다. 요트들은 동력을 끈 채 바람의 힘만으로 바다를 건너야 한다. 바람이 세게 분다면 15시간 안팎이면 대한해협을 건널 수 있다. 하지만 바람이 거의 불지 않으면 지루하고 고된 일정이 된다.

참가 요트들은 미약한 바람이나마 타기 위해 방향을 이리저리 비틀었다. 선장이 “테이킹”이라며 지시를 내린다. 방향을 바꾼다는 이야기다. 10~15명 정도의 선원들은 일제히 요트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 다들 몸을 요트 바깥으로 내밀고 요트의 균형을 잡느라 바쁘다.

출발하고 한 시간 정도 지나면서 요트는 안정을 찾는다. 요트는 대한해협을 건너는 동안 계속해서 한쪽으로 기울어진 채 달려야 한다.

멀리 왼쪽으로 대마도가 보인다. 이 일대를 지날 때에는 섬에 막혀 바람이 더 약해진다. 요트의 속도는 더 떨어진다. 바람이 안 불 경우 대마도 해역에서 10시간 이상 발이 묶이기도 한다.

요트가 조금이라도 바람을 타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사이 한·일 정기여객선이 지나간다. 파도는 때로는 거세게 때로는 미약하게 끝없이 밀려가기를 반복한다.

참가 팀들 중 가장 먼저 수영만에 입항한 요트는 일본의 노후조호. 2일 오전 7시 33분 도착했으니 18시간 정도 걸려 대한해협을 건넌 셈이다. 가장 늦은 요트는 오전 11시께 닿았다.

3일 오후 6시 해운대 그랜드호텔에서 시상식이 열렸다. 김정철 부회장은 “올해는 한·일 외교 갈등으로 참가자 모집에 다소 어려움이 있었다. 앞으로도 더 훌륭한 대회로 성장해 부산과 후쿠오카의 동반 발전에 기여하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글·사진=남태우 선임기자

취재 지원=부산요트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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