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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만의 올림픽행 좌절…한국 축구, 연령별 시스템 개혁 절실

변현철 기자 byunhc@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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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아시안컵 8강 한국과 인도네시아의 경기에서 승부차기 끝에 인도네시아에 패한 선수들이 낙담하고 있다. 한국은 인도네시아와 2대2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뒤 승부차기에서 10-11로 패했다. 1988년 서울 올림픽부터 매번 본선 무대에 올랐던 한국은 이번 패배로 10회 연속 본선 진출이 무산됐다.연합뉴스 26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아시안컵 8강 한국과 인도네시아의 경기에서 승부차기 끝에 인도네시아에 패한 선수들이 낙담하고 있다. 한국은 인도네시아와 2대2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뒤 승부차기에서 10-11로 패했다. 1988년 서울 올림픽부터 매번 본선 무대에 올랐던 한국은 이번 패배로 10회 연속 본선 진출이 무산됐다.연합뉴스

한국 23세 이하(U-23) 올림픽 축구대표팀인 황선홍호가 지난 26일(한국시간)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8강전에서 인도네시아에 승부차기 끝에 패하면서 2024 파리 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1988년 서울 올림픽부터 매번 본선 무대에 올랐던 한국은 이날 8강에서 탈락하면서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이 좌절됐다.

한국 축구가 올림픽 무대에 오르지 못한 것은 1984년 로스앤젤레스(LA) 대회 이후 40년 만이다. ‘도하 참극’이자 ‘한국 축구의 대재앙’이라 불릴 만큼 실망스러운 경기 결과에 국민들이 큰 충격에 빠져있다.

9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 기록은 세계 최초이자 한국 축구의 커다란 자랑거리였다.

황선홍호의 충격적인 패배는 한국 스포츠 전반을 놓고 봐도 절대 작지 않은 악재가 되고 있다.

올림픽 열기를 띄우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했던 한국의 단체 구기 종목이 최근 부진에 허덕이고 있는 가운데 '믿었던' 남자축구마저 본선행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농구, 배구 등 다른 주요 구기 종목의 파리행도 이미 불발된 상황이다. 한국은 단체 구기 종목 중 여자 핸드볼만 파리 올림픽에 출전하게 됐다.

한국 축구는 올해 초 열린 2023 카타르 아시안컵 준결승에서 요르단에 0-2로 패해 탈락한 데 이어 이번에도 약체로 여겨지던 인도네시아에 고개를 숙이면서 자존심을 연달아 크게 구겼다. 이제 아시아 약체들이 한국을 두려워하지 않는 경향이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26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AFC U-23 아시안컵 8강전 한국과 인도네시아의 경기에 앞서 황선홍 감독이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26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AFC U-23 아시안컵 8강전 한국과 인도네시아의 경기에 앞서 황선홍 감독이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저 한 경기에서 보여준 전술적 실책이나 선수들의 기량 저하만을 ‘도하 참패’의 원인으로 꼽기 어렵다.

'40년 공든 탑'이 무너진 과정을 보면 대한축구협회의 누적된 실책이 너무도 뚜렷하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축구협회는 지난해 3월 논란 속에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을 A대표팀 감독에 선임했다. 전임 파울루 벤투 감독 때와 달리 선임 과정이 불투명하다는 지적과 함께 클린스만 감독이 전술적으로 무능하다는 우려가 뒤따랐으나 축구협회는 그를 사령탑에 앉혔고, 결국 아시안컵에서 처절한 실패를 맛봤다.

후폭풍 속에 정해성 위원장 체제로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가 새로 꾸려져 새 사령탑 선임 작업에 나섰다.

전력강화위는 3월 태국과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2연전을 '임시 사령탑'에게 맡기기로 했고, 올림픽 본선 진출에 집중해야 할 황선홍 감독을 그 자리에 앉혔다.

황 감독은 태국과의 2연전에서 1승 1무의 성적을 냈고, 같은 기간 이번 대회 전초전 성격으로 열린 친선 대회인 서아시아축구연맹(WAFF) U-23 챔피언십에 황 감독 없이 나선 U-23 대표팀은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목표인 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하면서 황 감독의 '두 마리 토끼 잡기'는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축구협회의 '무리수'가 황선홍이라는 한국 축구의 소중한 자산까지 망가뜨린 셈이 됐다.

축구협회는 정몽규 회장의 3선 체제부터 행정력이 약화했다는 지적도 받아왔다.

이번 참패로 황선홍 감독의 지도력에도 오점을 남기게 됐다.

황선홍호의 이번 대회 '최종전'은 그야말로 졸전이었다. 수비 불안을 드러내며 한 수 아래로 평가받았던 인도네시아에 전반에만 2골을 내줬다.

연장전까지 인도네시아에 허용한 슈팅 수만 21개다.

황 감독은 지난 27일 인천국제공항으로 선수단과 함께 입국한 뒤 취재진과 만나 “결과의 책임은 전적으로 감독에게 있다. 선수들에게 비난보다 격려를 많이 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해명했다.

축구 팬들에게 죄송한 마음을 전한 황 감독은 연령별 대표팀 운영 시스템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도 역설했다.

황 감독은 "연령별 대표팀은 4년 주기로 가야 한다. 아시안게임 성적에 따라 사령탑의 운명이 좌우되면 아시안게임에만 집중하게 돼 올림픽 준비를 할 수 없다"라며 "이런 구조로는 아시아권에서 상대를 완전히 제압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황 감독은 또 주요 해외파 선수들이 차출되지 못한 점과 관련, “제가 직접 구단을 방문해 차출을 약속받았지만, 소속팀들이 시즌 막바지에 순위 싸움이 격화되면서 선수들의 차출을 거부했다”며 “일부에서는 대체 선수로 중앙 수비수를 뽑지 않았냐는 지적도 있지만 지금 국내에서 중앙 수비수로 뽑을 만한 선수가 없다. 그래서 기존 선수를 중앙 수비로 돌리고 미드필더를 보강하는 게 맞는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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